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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유럽투어 시즌 3 _ 유니레버 방문기_ 지속가능한 삶을 일상으로 만들자!!

by Mr Yoo 2019. 11. 5.



CSR 유럽투어 시즌 3

유니레버, 지속가능한 삶을 일상으로 만들자!!

- 지속가능경영의 교과서 -



데자뷰를 느끼다.


2019년 10월 7일 오전 11시40분, 유니레버의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레베카 마못(Rebecca Marmot)'과의 미팅을 마치고 나오며 나도 모르게 혼자 중얼 거렸습니다. "큰 숙제가 또 생겼네.."  바로, 이 느낌은 2016년 11월 미국 벤추라 파타고니아 본사를 처음 방문하고 난 후 느꼈던 그 느낌과 아주 비슷했습니다. 이럴때 하는 말, 데자뷰.... 


세번째 CSR 유럽투어의 가장 중요한 방문지는 뭐니 뭐니해도 유니레버였습니다. 유니레버는 2019년 현재 명실공히 지속가능경영, CSR계의 지존이라고 불리우는 회사이며, 제가 최애하는 파타고니아 CSR팀 직원들도 '파타고니아 말고 지속가능경영, CSR을 잘하는 기업은 어디냐?' 고 물으면 이구동성 '유니레버' 라고 답합니다.


이미 첫번째 투어때부터 꾸준하게 문을 두드렸지만 계속 거절 당하다가 이번 투어에 함께 동행한 JHSUSTAIN 박지현대표의 온라인 인맥 덕분에 유니레버 본사를 방문할 수 있었고 CSO와 지속가능경영팀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유니레버를 방문하는 날 새벽에는 설레는 마음 때문에 몇번이나 잠에서 깬지 모릅니다. 



- 런던 템즈 강변에 자리잡고 있는 유니레버 런던 본사 - 


비누와 마가린 회사의 합병

  

유니레버는 1930년 비누를 제조하던 영국의 '레버 브라더스'와 네덜란드의 마가린 제조회사 '마가린 유니'가 합병하여 설립된 회사로 영국 런던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각각 본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립톤, 벤앤제리와 같은 식품 브랜드와 도브, 선실크와 같은 생활용품 등 총 400개 브랜드가 유니레버 소속이며 전세계 190개국에 진출한 세계에서 가장 큰 식품과 생활용품 회사입니다. 경쟁사로 스위스의 네슬레, 미국의 존슨앤존스 등이 있습니다. 


1890년대 레버 브라더스를 설립한 William Hesketh Lever는 대중의 청결과 위생에 도움이 되는 혁신적인 신제품 '비누'를 대량 생산하는 데 성공하고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손을 씻는 것이 위생이 도움이 되고 많은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아직 상식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초기 사업은 힘들었지만 의학의 발달과 공중 보건, 개인 위생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누 사업은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청결과 위생은 유니레버의 핵심 가치이자 최우선 전략이며 CSR의 가장 큰 뿌리이자 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 전략과 CSR 전략이 다르지 않다.


"Making sustainable living commonplace..  일상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만든다" 는 유니레버 기업의 미션이자, 비즈니스 전략이고 지속가능경영과 CSR의 방향이기도 합니다. 유니레버가 지속가능경영, CSR의 지존이라고 불리는 첫번째 이유는 바로, 비즈니스와 CSR의 미션 그리고 전략이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CSR(사회공헌을 포함한) 실무자들이 저에게 자주 묻습니다. "사회공헌, CSR을 잘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러면 저는 항상 똑같은 대답을 합니다. "기업의 미션, 비즈니스 전략과 CSR, 사회공헌의 미션과 전략을 하나로 만드시면 됩니다." 이렇게 대답하면 다들 '이상적인 얘기하고 있네..' 라는 표정으로 저를 쳐다봅니다. 


그렇게 쳐다봐도 어쩔 수 없습니다. 기업은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고 그것이 기업의 정체성인데 비즈니스와 CSR이 따로 놀면 CSR은 항상 CSR팀만의 것이 됩니다. 기업의 미션과 비즈니스라는 호랑이 위에 CSR팀이 올라탈 생각을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CSR은 호랑이 우리 구석의 생쥐 꼴을 면할 수 없습니다.



       https://youtu.be/tmZi-w95xk8


이해관계자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팀의 첫번째 역할..


유니레버 본사를 방문하기 전날 밤 '예습'을 위해 유니레버 UK 홈페이지에 접속했습니다. 접속하자마자 "Comming Soon. 2019.10.7" 이라고 홈페이지를 가득 채운 팝업창이 떴습니다. 오호! 우리가 방문하는 바로 그날이었습니다. 그래서, 미팅이 시작되자마자 레베카에게 인사겸 질문을 건냈습니다. "어제 밤 유니레버 홈페이지에 Comming Soon 팝업이 떠 있던데 오늘 무슨 좋은 일이 있나요?" 레베카가 활짝 웃으며 답했습니다. "네!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유니레버의 정책과 실천에 대한 유튜브 동영상을 방금 전 공개했어요" 그리고, 그 동영상을 즉시 보여주었습니다.




유니레버의 CSO 레베카를 비롯해 함께 자리했던 지속가능경영팀의 팀원들이 미팅 중이나 후에 계속 강조한 점이 "이해관계자와의 소통" 이었습니다. 공식 미팅이 끝나고 팀 매니저 한명에게 질문했습니다. "유니레버가 지속가능경영이나, CSR에서 최근 몇년간 항상 월드 TOP으로 평가 받고 있다. 그 이유를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 매니저의 대답은 "우리가 다른 기업보다 조금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해관계자들과 항상 열린 소통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지속가능경영, CSR이 결국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좋은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것인데,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요구들을 기업 정책과 비즈니스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과연 지속가능경영팀은 무엇을 해야할까?" 라고 저에게 반문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지속가능경영, CSR팀은 기업의 이해관계자들과 사이좋게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기 위한 일을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 역할을 하는 지속가능경영, CSR팀이 내외부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지 않고 사무실에 갇혀 자기들끼리만 일을 하거나 컨설턴트들하고만 소통한다면 그 회사의 지속가능경영, CSR이 잘 될까요?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그램에서 유니레버를 검색해 보면 수백, 수천개의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컨텐츠들이 뜹니다. 하나 하나 모두 굉장한 인사이트를 담고 있는 것들이고 무엇보다 퀄러티가 장난 아닙니다.  오히려 유니레버의 상품을 광고하거나 고객들의 상품평에 관한 컨텐츠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유니레버의 플라스틱 폐기물 정책이나 여성들의 인권과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 제3세계 사회적 기업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에 관한 영상과 소개 자료는 인터넷에 차고 넘칩니다.


정말 간절히 원하는 것은 유니레버 코리아가 이런 수많은 좋은 컨텐츠를 우리나라 말로 번역해 주거나 한글 자막을 달아줬으면 하는 겁니다. 제발!! 제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잘해야 하는 것에 집중


유니레버 CSO 레베카는 PT에서 "유니레버가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것, 그리고 잘해야만 하는 것에 집중한다" 고 했습니다. 그것을 위해 유니레버는 지속가능경영의 3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전력질주한다고 합니다.


  

첫번째 목표는 2020년까지 10억명의 보건 및 복지를 개선하는 것 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보건/위생과 영양개선 두 영역에서 '공공학교에 깨끗한 물, 화장실 보급과 손 씻기 캠페인' 다양한 CSR프로그램을 진행중이며, 특히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3세계 BoP(Bottom of Pyramid)시장의 소비자들이 그들의 경제수준에 맞는 저렴하지만 좋은 품질의 식품과 위생용품을 구입 할 수 있도록 BOP 시장에 특성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 보급하고 있습니다.




두번째 목표는 2030년까지 유니레버의 기업성장 속도에 맞춰 환경영향을 50% 이상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온실가스 절감, 물사용 절감, 폐기물 및 포장재 최소화, 지속가능한 소싱(원재료, 중간재료 구입)등 네가지 영역에서 관련 비즈니스 부서별로 분기별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유니레버 글로벌 홈페이지의 메인 화면에는 중국을 비롯한 유니레버의 주요 생산공장이 있는 5개 국가에서 100% 재생 에너지 사용을 달성했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https://www.unilever.com/


세번째 목표는 2020년까지 전세계 수백만 빈곤층을 위한 생활개선에 노력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목표는 공정한 근로환경개선, 여성에게 일자리를 비롯한 경제능력 향상기회 제공, 사회적 경제를 중심으로 포용적 비즈니스 생태계 확대 등의 세부 목표로 이어집니다.


근로환경개선은 유니레버의 제3세계 생산협력 농장과 공장의 아동노동을 없애고,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보호하며 안전하고 쾌적한 노동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공정무역협회와 모니터링 전문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여성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BoP시장에서 유니레버의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소규모 개인 여성 유통 채널을 만들어 실행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도 유니레버의 '삭티' 와 같은 여성 방문 판매 제도가 대표적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 기업과 같은 포용적 비즈니스 생태계를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제3세계 시장에서 글로벌 영리기업의 독점을 막고 자생적 비즈니스가 탄생하고 성장하여 일자리를 통한 빈곤 탈피를 이루는 일을 유니레버가 지원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유니레버는 글로벌 사회적 경제조직가 협력하고 있으며, 제3세계 사회적 기업가들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2018년 유니레버 지속가능경영 성과 요약

uslp-performance-summary-2018_tcm244-536032_en.pdf 


시각화, 수치화, 정확한 평가와 측정...


유니레버가 지속가능경영의 지존, 교과서라고 불리우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속가능경영, CSR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 명확한 목표와 함께 진행 프로세스, 실적과 성과를 이해관계자들이 보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시각화와 수치화를 아주 잘한다는 것입니다. 위에 그림은 2018년 유니레버의 3대 지속가능경영 목표에 대한 성과를 그림 한장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프린트해서 제 책상 앞에 붙여 두었습니다. 이 그림만 보면 막!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에 대한 아이디어가 솟아납니다.






현재 유니레버의 CSO인 레베카는 오래동안 재무분석과 전략쪽에서 비즈니스 기본기를 닦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유니레버 홈페이지에 가면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측정 프로세스, 결과 값들이 마치 비즈니스 IR 보고서와 같이 일목요연하게 잘 나와있습니다. '참 잘하고 있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파타고니아를 참 좋아하지만 파타고니아는 다른 건 참 잘하는데 수치화, 도식화하는 것이 좀 약하거든요. 이것만 보완되면 참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글로벌 지속가능경영의 지존 유니레버를 '한 시간 반' 동안 방문하는 것은 참 아쉬운 일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묻고 싶은 것이 100가지도 넘었는데, 시간상 포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준비해서 다시 또 와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파나고니아처럼 말이죠...


유니레버 한 기업만 공부해도 몇개월은 걸릴 것 같습니다.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자료가 워낙 많고 방대하다 보니 제대로 파악하고 벤치마킹을 하려면 꽤 오래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 봐야죠.


유니레버 방문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난 주 주말에 원고를 썼다가 노트북 문제로 다 날라가서 다시 쓰다보니 조금 싱거워진 재탕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해 바랍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다음 주는 맨체스터 경영대학원과 CSR 사무국 방문기를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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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더.... 제가 이번에 영국과 독일을 다녀와서 콧바람이 심하게 드는 바람에 소셜벤처허브에 사표를 내고 CSR R&D에 집중하기 위해 이노소셜랩 www.innosociallab.com 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CSR 관련 연구와 프로젝트 개발에 관심있는 기업과 실무자 분들은 언제든 연락주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Balanced CSR 유승권 


uslp-performance-summary-2018_tcm244-536032_en.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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