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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유럽투어 시즌 3_ 맨체스터 대학교의 SDGs

by Mr Yoo 2019. 11. 9.



CSR 유럽투어 시즌 3 _ 맨체스터 대학교의 SDGs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인재양성 



맨체스터 때문에...


갑작스레 직장을 옮기고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대면 보고(!)를 드려야 할 가까운 지인 몇 분의 시간을 틈타 찾아 뵙고 이직에 대한 이실직고를 했습니다. 다들 궁금한 얼굴로 쳐다보길래 '유니레버와 맨체스터 대학이 이번 이직에 아주 큰 역할을 했다'고 답했습니다. 또, '지난 5년간 지속가능경영이나 CSR과 관련하여 이곳 저곳 외국을 많이 다녀왔는데 세상 돌아가는 것을 보니 내가 서울시의 일을 하는 것 보다  CSR에 집중하는 것이 여러면에서 더 낫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유럽투어 시즌 3의 다섯번째 날인 10월7일 오전에 유니레버 방문을 마치고 런던의 지역재생 프로젝트로 유명한 쇼디치 거리를 둘러본 후 기차를 타고 맨체스터로 향했습니다. 기차는 런던을 떠나 북서쪽으로 2시간 30분을 쉬지 않고 달려 우리 일행을 맨체스터 역에 내려주었습니다. 박지성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는 바로 그곳!! 맨체스터에서 2박 3일이 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지혜 박사의 'CSR과 NPO의 파트너십 체결 요인' 


맨체스터에 도착한 다음날인 10월8일 오전, 우리는 맨체스터 경영대학원을 방문했습니다. 유럽투어 시즌 3를 무사히 잘 진행할 수 있었던 데에는 맨체스터 경영대학원에서 지속가능경영을 공부하고 있는 김지혜박사의 공이 정말 컸습니다. 지난해 김지혜박사의 학위논문 설문조사를 도와준 것이 인연이 되어 이번에 맨체스터 대학 방문과 대학 SDGs 사무국 방문, 맨체스터의 지역 기업 UK Fast 방문까지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한번 깨닫는 여행이었습니다.


김지혜박사는 한국 기업과 NPO를 대상으로 '기업과 NPO의 파트너십 체결 요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조사해서 학위논문을 썼습니다. 아직 논문이 심사중에 있고 곧 결과가 나올텐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김지혜 박사의 연구내용을 소개 받았습니다.  논문이 통과되어 공개되면 이 블로그에도 소개하겠습니다.




강일국 교수의 '기업문화와 CSR의 연관관계' 연구


맨체스터 경영대학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연구하는 강일국교수는 영국 런던에서 고등학교, 학부, 석사,박사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작년부터 교수로 재임하고 있습니다. 그의 연구분야는 주로 기업 지배구조, 기업문화, CSR 입니다. 이날 강일국 교수가 우리에게 소개했던 연구는 '일본과 영국의 기업문화와 CSR에 태도' 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일본 기업의 경우 전통적으로 오래동안 이어져 내려온 '상인(商人)' 기질이 기업 지배구조와 문화에 남아있어 기업이 사회(소비자들)에 좋은 인상을 주고 좋은 일을 하는 것이 당연시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CSR 측면에서 이런 저런 것을 잘한다'고 보고하고 홍보하는 것이 오히려 소비자나 이해관계자들에게 좋지 않은 인상을 주기 때문에 들어내놓고 사회공헌을 포함한 CSR을 PR하는 것을 꺼린다고 합니다. 


반면 영국을 비롯한 서구 기업들의 경우 사회(공동체)보다는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했던 경영방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그동안 CSR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다가 1990년대 이후 환경문제나 사회문제가 심각해지고 소비자들이 CSR이나 지속가능경영을 잘하는 기업들에 대한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자 (기업의 이익을 위해) 지속가능경영, CSR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 강일국 교수의 연구 내용입니다. 


즉, 기업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공동체의 일원이기 때문에 그 사회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는 방식과 태도에 따라 CSR도 그 모습이 다양해지고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100% 동감하는 바이고 우리나라 기업의 CSR이 사회공헌수준에 머물러 있는 이유 또한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의 CSR에 대한 인식 수준과 요구 수준이 그 정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맨체스터 경영대학원 학생식당에서 치킨누들스프(유부우동과 비슷)를 먹고, 맨체스터 대학 USR 사무국을 방문했습니다.




아무도 몰랐던 맨체스터 대학의 USR 사무국..


맨체스터 대학의 USR(University Social Reponsibility) 사무국은 한국 유학생들이 그동안 그 존재를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CSR팀의 존재를 임직원들이 모르듯 말이죠^^;; 아무튼 대학의 USR 팀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맨체스터 대학의 USR 사무국은 대학의 경영전략에 따라 UN SDGs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연구하고 구체적인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천하는 곳이었습니다.





대학의 사회적 책임..


맨체스터 대학 USR 사무국의 책임자 Dr.Julian Skyrme는 맨체스터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네 가지 영역에서 실천된다고 했습니다.


첫번째는 연구(Reserch)로 사회가 대학에게 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이며, 맨체스터 대학은 연구를 통해 지구와 인류사회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UN SDGs 17개 각 개별 목표에 대한 세부 연구 과제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두번째는 대중에 대한 관여(Public Engagement)로 맨체스터 대학 자체가 맨체스터시의 중요한 구성원이고 5만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수천명의 대학 교직원들이 시민으로서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지역 공동체의 지속가능성과 사회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세번째는 학습과 학생(Learning and Students)으로 대학의 사회적 책임, 지속가능성, UN SDGs에 대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맨체스터 대학의 학생들이 사회적 책임과 UN SDGs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하고 그것을 학생들의 공부와 연구에 연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네번째는 운영(Operations)입니다. 대학 자체를 운영하는 운영방식에 사회적 책임성을 더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UN SDGs를 어떻게 대학 경영에 적용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일입니다.




맨체스터 대학에서 USR 사무국의 위상은 어떠한가?


줄리안 박사의 PT를 다 듣고 나니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겨 조심스럽게 질문했습니다. "대학 경영에 있어 다른 여러가지 이슈들이 있을텐데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나 UN SDGs가 맨체스터 대학의 주요한 의사결정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우선순위가 됩니까?" 라고 말입니다.


줄리안 박사는 아주 짧게 숨을 들이 쉬더니 솔직한 눈망울로 저를 쳐다보며 답했습니다. "USR 사무국 입장에서는 우리의 이슈가 중요한 우선 순위가 되었으면 하지요. 하지만 신약을 개발하는 연구소는 그 쪽이 더 많은 자원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고, 새로운 IT 기술을 개발하는 교수들은 그 쪽 대학에 더많은 지원을 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 와중에 UN SDGs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소리는 현실적으로 급한 이슈들 사이에 묻힐때가 대부분입니다. " .... 줄리안 박사의 솔직한 대답에 매우 공감한다는 표정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최근 몇년사이 한국의 대학들도 '사회혁신' 과 '사회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그래서 관련된 전공과정을 만들기도 하고 교과목을 만들어 CSR 실무자들을 초청해 특강을 하게 하기도 합니다. 교육 당국의 평가나 유행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좀더 진지한 고민과 체계적,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맨체스터 대학에 있으면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싫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맨체스터에서 2~3년만 지속가능경영, CSR, 또는 앞으로 다가올 CSI(Corporate Social Innovation)에 대해 공부하고 한국에 돌아가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지 못하는 지금의 상황이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더불어, 한국의 학생들이 이곳을 비롯한 영국, 미국의 좋은 대학들에 와서 CSR,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맨체스터 대학에서 세미나도 하고 USR 사무국 방문도 하면서 앞으로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여전히 '기업의 최우선 목표는 이익 추구' 라고 가르치는 우리나라 대학교들과 MBA에 CSR과 지속가능경영을 어떻게 전파하고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더욱 더 맨체스터에 남아 공부해서 제 역량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쉬웠던 맨체스터 대학 방문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는 맨체스터 지역 기업인 UK Fast 방문기를 올리겠습니다. 블로그 찾아 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따숩게 잘 입고 다니시고 잘 주무십시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아!! 그리고 CSR 유럽투어 시즌 4는 언제 가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데, 꼭!! 갈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지금이라도 미리 예약해 주시면 시즌 4를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시즌 4는 2021년 가을, 이케야의 나라 스웨덴으로 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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