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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메가 트렌드(7)_ STEP 7_ CSI_비즈니스가 곧 해결책

by Mr Yoo 2020. 1. 13.



CSR 메가 트렌드(7)

STEP 7 _ CSI

비즈니스가 곧 해결책



CSR팀이 사라지고 있다.

 

201510월 첫 번째 CSR 유럽투어때 방문했던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기업 M&S에는 CSR팀이 없었다. 지속가능경영과 CSR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팀의 이름은 PLAN A팀이었는데, 그 팀의 책임 매니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했다.

 

“M&S에서 지속가능경영이나 CSR은 어떤 특정한 부서가 하는 일이 아니라 모든 부서가 하는 일이기 때문에 CSR팀이 따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PLAN A(PLAN B는 없다라는 의미에서)’라고 해서 5년마다 지속가능경영과 관련된 5가지 목표를 정합니다. 이 목표가 전사적으로 그리고 비즈니스 가치사슬에 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잘 실행되고 있는지를 관리 감독하는 역할을 하는 팀이 바로 PLAN A팀입니다






20186월 미국 파타고니아 본사 방문시 리셉션 데스크와 회사 투어를 담당하는 치퍼브로 아저씨는 이런 말을 했다.

 

파타고니아에서는 CSR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CSR은 기업중심적인 용어이기 때문입니다파타고니아는 CSR 대신 ESR(Environment Social Responsibility)이란 말을 사용합니다

 

얼마 전 방문했던 헨켈 코리아우도 독일 본사에서 더 이상 CSR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지속가능경영으로 용어를 통일시키기로 했다고 한다. 팀명도 CSR팀에서 지속가능경영팀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지난해 세 번째 유럽투어에서 방문했던 유니레버는 CSR 업무를 담당하는 팀의 명칭이 지속가능경영팀이었고, LUSH커뮤니케이션팀에서 CSR업무를 실행하고 있었다.

 

이런 변화에 대해 맨체스터 경영대학에서 지속가능경영을 강의하는 강일국교수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의 주요 대기업들은 2000년대 중반부터 지난 10여년 동안 CSR이 비즈니스에 내재화되어 비즈니스 가치사슬의 CSR 관련 리스크(특히 환경과 인권영역에서)를 줄이는 일이나 비즈니스 전략에 CSR 가치를 결합시키는 일은 상식화, 일상화되었다는 말을 덧붙였다.





More than sell..

 

2020년 이후의 CSR은 어떤 변화와 발전을 겪게 될까? 미국과 유럽의 앞선 기업들처럼 CSR이 상식화 일상화 된다면 그 다음 단계를 무엇이 될까? 유니레버의 CSO(Chief Sustainability Officer) 레베카 마못은 방문 인터뷰에서 CSR의 다음 단계는 사회, 환경문제를 혁신적인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CSI(Corporate Social Innovation)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녀는 유니레버가 2030년까지 환경발자국을 현재의 50% 이하로 줄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며 특히 플라스틱의 경우 유니레버가 생산하고 판매하는 플라스틱 용기보다 더 많이 재생시킬 것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유니레버의 생산공장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를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중에 있으며, 이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플라스틱 재생산이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와 사업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요약하면 유니레버는 플라스틱 재활용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사회책임활동의 수준이 아니라 사업 부문으로 가져가겠다는 말이다.







지구를 시원하게 하는 맥주와 육포

 

파타고니아는 2015년 식품 사업을 새롭게 시작했다. 잘나가는 아웃도어 회사가 뜬금없이 식품회사를 차린 이유는 바로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이다. 파타고니아가 공을 들이고 있는 제품은 롱 루트 에일이라고 하는 맥주이다. 이 맥주는 컨자(Kernza)’ 라고 하는 새로운 신품종의 밀로 만드는데 컨자는 미국의 랜드 연구소가 개발한 다년생 밀로 일반적인 단년생 밀에 비해 뿌리가 깊고 넓게 뻗어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수십배 많다. 랜드 연구소와 프랑스 정부가 공동 실험을 한 결과 현재 단년생밀을 다년생 밀로 교체할 경우 이산화 탄소를 토양에 가둬두는 용량이 크게 늘어 지구 온난화 지연에 유의미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파나고니아는 이 컨자를 상용화하기 위한 투자를 했고 첫 번째 생산품이 롱르트 에일 맥주이다. 롱루트 에일 맥주는 지구를 시원하게 만드는 맥주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파타고니아는 미국 대륙의 토종 야생들소 고기로 만든 육포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야생들소는 방목으로 길러지고 들소들의 습성이 풀의 뿌리까지 뜯어 먹지 않고 중간 부분까지만 먹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 때문에 일반 소들을 사육하는 것에 비해 토양 보호와 이산화탄소 배출에 훨씬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버거킹과 맥도날드에 등장한 콩 버거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영화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2020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파티 메뉴가 비건(채식주의)메뉴로 채워졌다는 소식이 인터넷에 소개되었다. 영화배우 호아킨 피닉스가 제안했다고 하는데 육류소비의 증가는 다양하고 심각한 환경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산불로 남한과 비슷한 면적이 탔고 아직도 언제 꺼질지 모르는 불로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겪고 있는 호주의 경우 사육하는 소와 양의 숫자가 인구수 보다 많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호주에서 사육되고 있는 양은 6,750만 마리, 소는 2,500만 마리로 이는 호주 인구의 5배가 넘는다. 문제는 소와 양은 반추동물로 식물을 먹고 되새김질을 하면서 트림과 방귀를 통해 메탄가스를 생성하는데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온실가스 효과가 25배나 된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식량농업기구(FAO)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10%를 농업이 차지하고 이중 40%가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가 차지한다고 한다. 호주 대기는 다른 지역에 비해 메탄가스로 인한 온실효과가 훨씬 큰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호주 산불을 일으킨 직접적인 원인이 지구 온난화는 아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고 점점 더 확산되는 중요한 이유로 온실가스 효과를 지목했다.

 

이런 와중에 육류소비를 줄이자는 채식주의자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인권을 넘어 동물권까지 보호해야 한다는 채식주의자들은 생명존중과 함께 육류생산을 위한 사육환경이 너무 열악하고 도살 방법이 잔인하기 때문에 육류 소비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버거킹은 작년 미국에 이어 올해 영국에서도 콩을 원료로 만들어진 대체육패티를 활용한 레블 와퍼(Rebel Whopper)’를 출시했다. 이 제품에 대해 채식주의자들은 대체육패티를 제조하는 과정과 장소에서 육류를 함께 가공하기 때문에 채식주의의 원칙과 맞지 않는다라고 비평했지만 온실가스문제를 고려하여 육류 소비를 줄이려는 플렉시테리안(Flexterian)들에게는 적합한 제품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햄버거 회사인 맥도날드도 작년부터 핀란드와 스웨덴 전역에 맥비건 버거를 출시했다. 올해 맥도날드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비건 제품의 종류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며 이는 동물권보호를 존중하고 동물사육으로 인해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영향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홍보했다.





버려진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운동화, 젠가..

 

지구 온난화와 함께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환경 이슈에서 단연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손꼽힌다. 아디다스는 2017년부터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의 플라스틱을 재생하여 운동화를 만들고 있다. 아디다스는 우리나라 소셜벤처인 '아코플레닝'이 생산한 재생 가죽도 사용하고 있다. 아코플래닝은 버려지는 가죽을 분해해 섬유 형태로 만든 후, 가죽시트나 실로 재가공하여 의류업체나 신발, 가방업체에 공급한다. 아디다스는 2024년까지 모든 신발과 의류의 소재를 천연 식물성 소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보드 게임카페에서 볼 수 있는 젠가는 그동안 대부분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최근에는 미국의 소셜벤처인 뷰레오가 공급하는 재활용 플라스틱을 이용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뷰레오는 파타고니아가 투자한 벤처회사로도 유명한데 이 회사는 칠레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폐 어망을 가지고 다양한 제품에 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칩을 만들고 있다.





버려진 PET로 만든 파타고니아 자켓

 

최근 젊은 층에게 힙한 패션으로 최신 트렌드가 되고 있는 파타고니아 신칠라 자켓은 대표적인 재활용 제품이다. 파타고니아는 1993년부터 재활용 폴리에스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PET(폴리에스터)100% 재활용이 가능한 몇 안되는 소재이다. 버려진 PET 25개로 파타고니아 자켓 1벌을 만들 수 있다. 파타고니아가 그동안 재활용한 PET병은 10억개가 넘는다.


파타고니아 본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경우 PET를 유료로 수거하는 제도가 시행 중이다. 시민들이 PET를 모아오면 무게에 따라 현금을 지급한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길거리에 PET병 쓰레기가 넘쳐나던 LA와 샌프란시스코 거리에 지금은 PET 쓰레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파타고니아는 PET를 비롯해 2025년까지 모든 제품의 원재료를 천연재료 또는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겠다고 선언했다. 넘쳐나는 의류 쓰레기 문제를 재활용의 방법으로 적극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PET를 재활용한 의류와 신발 등의 제품이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사정은 아직이다. 우리나라는 자랑(!)스럽게도 전세계 PET 사용 1위인 국가이다. 국민 1인당 1년에 56개나 사용하고 그만큼 버려지는 것도 많다. 완전 재활용율은 20%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된다.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되는 PET는 온실가스와 미세먼지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CSI는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비즈니스로 사회,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일은 비단 사회적 기업이나 소셜벤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GE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사업브랜드인 에코메지네이션분야를 점점더 키워가고 있다. 에코메지네이션은 신재생에너지발전설비, 전기차 충전 스테이션, 고효율 발전기 터빈 등을 생산하는 사업부로 이곳에서는 기존 발전제품보다 탄소배출을 줄이고 발전용량을 높이는 신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관련 특허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바로 GE의 에코메지네이션 사업부이다. GE2016년 전통적인 백색가전 사업 부문을 중국기업인 하이얼에 매각하고 앞으로 신재생에너지발전과 인프라, 고효율 발전설비, 엔진 등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발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양심경제의 저자 스티븐 오버먼은 글로벌 선두기업들의 친환경, 친사회적 경영전략은 앞으로 점점 더 확대되고 강화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 이유는 그 기업들이 착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그 기업의 이익과 지속가능성에 도움을 줄 것이며 글로벌 선두기업의 위치를 확고히하는데 확실한 징표가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 가전 제품 기업 SONYCES 2020에서 자율주행 전기차를 깜짝 발표했다. SONY가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 자율주행 전기차가 자동차 시장이 주력으로 등장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자동차 생산기업들과 협력하여 프로토 타입을 소개했다. 자율주행 전기자동차는 환경적으로 온실가스배출을 줄일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로 발생하는 엄청난 사회적 손실을 줄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통계에 따라 다르지만 현재 일어나고 있는 교통사고의 60% 이상이 운전자 부주의나 운전미숙으로 발생하는 사고인 만큼 자율 주행차의 등장이 이런 사고발생비율을 현격히 낮춰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소니를 비롯해 자율주행차를 앞다투어 내놓고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 고령 운전자가 늘어나고 스마트 폰 등 모바일 기기 사용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자율주행차가 교통사고 문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초고령 사회인 일본은 독거 노인을 돌보거나 요양 병원의 간호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여 큰 어려움을 겪어 온지 오래다. 이런 문제를 일본의 로봇기업들의 해결하고 있다. 일본의 독거노인들이나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반려 동물 대신 충전만 해주면 되는 반려 로봇들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눈에 띤다. 이 반려 로봇들은 최신 빅데이터와 AI 기능이 탑재되면서 노인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거나 책을 읽거나 운동을 하거나 그림을 그릴 수도 있고 심지어 일정 수준의 대화를 통해 감정적인 교류까지 가능하다고 한다. 함께있는 노인의 건강 상태 체크나 위급한 상황발생시 병원이나 경찰서에 알리는 기능은 기본이라고 한다. 독거노인의 우울증, 고독사, 요양보호 인력과 비용의 부족 문제를 로봇이 해결해 주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사회공헌이 CSR이나 지속가능경영으로 확장하는데에는 여전히 더딘감이 있지만, 오히려 CSI로의 확장은 예상보다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말에 시작된 CSV가 마땅한 실행모델을 찾지못해 기업사회공헌 언저리에서 헤매다가 사그러진 것에 비해, CSI라는 용어가 있는지도 모르는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폐기물 재활용, 자율주행자동차,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봇 등의 최신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술에서 발생시킨 사회,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고 있다.

 

기업의 수익 일부를 자선사업에 기부하는 사회공헌으로 시작된 CSR이 임직원 봉사활동과 공익연계마케팅을 거쳐,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모습으로 실현되고, 이것이 다시 비즈니스 벨류체인과 결합하면서 비즈니스 가치사슬 상의 사회, 환경 리스크를 예방하고 개선하는 방식으로 발전하였다.


그리고 단순히 리스크 예방과 개선을 넘어 비즈니스 전략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가다가 이제는 아예 사회, 환경문제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해결하는 영역에 도달하고 있다. CSI는 아직 실험단계이다. 개념적인 CSI가 정말 현실적인 CSI가 되려면 비즈니스 벨류체인의 일부, 또는 수많은 상품중에 하나 둘만 사회,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운영전체, 벨류체인전체, 상품과 서비스 전체가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지만....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렇게 CSR의 변화, 발전과 영역확장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물론 빠른 변화는 필연적으로 부작용과 새로운 문제를 나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또 다른 방식과 형태의 CSR이 나타날 것이다. CSR은 고정된 개념이나 방식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와 기업의 적응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확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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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스펙트럼 7단계 시리즈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CSR 시리즈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블로그 찾아 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독감(유행생아니고 독한감기)이 걸려서 며칠 고생하고 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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