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미래 포럼 - CSV 현재와 미래
네슬레 코리아 이완뵐프 CEO 특강리뷰
(2016.6.10)
더 나은 미래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조선일보 공익세션 더 나은 미래 포럼에 다녀왔습니다. 'CSV(Creating Shared Valued_공유가치창출)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행사였는데, 네슬레코리아 CEO 이완뵐프(이후 뵐프 CEO)의 특강이 주행사였습니다. 1시간30분간의 강의와 1시간여의 질의응답으로 행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오늘은 강연내용을 중심으로 아주 간단한 리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작년 2015년11월12일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제2회 CSR 서울 이니셔티브 컨퍼런스'가 있었는데, 그때도 뵐프CEO의 강연을 들었습니다. 두번째 들으니까... 훨씬 이해가 잘 되더군요... 역시.. 복습이 최고!!.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Creating Shared Value: a long-term perspective.. 네슬레의 CSV는 한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다들아시겠지만, 네슬레는 현재 식품분야 세계1위의 기업입니다. 매출 100조를 넘는 어마어마어마한 회사죠^^ 뵐프 CEO는 강연의 첫 시작을 위에 보이는 우유마차사진을 보여주면서, '네슬레의 CSV는 어떤 한순간에 이루어진것이 아니라, 150년 네슬레의 역사를 통해 차곡차곡 쌓여 온 것'이라고 했습니다. 1899년에 찍은 위 사진은 스위스 네슬에 공장에 우유를 실어 나르던 마차를 찍은 사진입니다. 낙농업이 발달한 스위스에서 '유통이 어려워 남아도는 우유를 어떻게 하면 오래동안 보관하고 먹을 수 있을까.. 그리고, 모유가 부족한 영아들에게 어떻게 우유로 모유를 대체할 수 있을까...' 를 고민하던 네슬레의 창업주가 우유가공회사를 만들고 분유를 개발하면서 네슬레가 시작되었습니다.
기업의 역사는 '우리는 왜 비즈니스를 하는가?' 에 대한 경영자의 철학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기업의 구성원 전체가 경영자 리더십을 이해하고 따르는 것으로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저 '돈'을 벌기위해, 기업을 창업하고 키워 온 사람들에게는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닐지 몰라도 100년, 150년을 가는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기업이 어떤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네슬레의 CSV 피라미드
네슬레의 CSV피라미드는 마치 Carroll 교수의 CSR 피라미드를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줍니다. 일단 제일 하단에는 준법과 경영원칙등 기업경영을 위한 기본원칙과 약속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법과 윤리, 경영원칙을 지키지 않고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는 뜻일 겁니다.
'원칙따윈 아무 소용없어, 경영철학이 밥먹여 주냐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매출을 올리란 말이야!! 성과를 내라고.. 안되면 되게 해야지!!' 라고 외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회장님, 사장님, 전무님, 상무님, 부장님들의 목소리가 환청으로 들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이제 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안되면 되게 하라!!" 이런 말은 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무슨 해병대도 아닌데... 참고로 제가 일하는 회사의 경영철학과 원칙도 '정직'입니다. 거짓말하지 말고.. 정직하게 하자구요!!
그 위에 지속가능경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법과 경영원칙을 지키면서, 미래에도 기업이 지속적으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 네슬레는 무엇을 해야할까를 온 회사가 고민하고 각자의 업무영역에서 노력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CSV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법과 경영원칙을 지키면서 네슬레가 미래에도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영양, 물, 농업 부분에서 공유가치를 창출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네슬레가 CSV를 하는 이유... 네슬레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해서..
뵐프CEO는 네슬레의 CSV를 이야기하며, CSR과 CSV의 가장 큰 차이는 '이윤'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기본목적인 이윤을 창출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 즉 사회문제를 비즈니스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 이 CSV의 본질이라고 했습니다. 기업의 이윤창출은 기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듭니다. 아무리 사회공헌과 자선사업을 잘해도 기업이 망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말이죠.. 다들 아시겠지만.. Carroll 교수의 CSR 피라미드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경제적 책임' 입니다. 말 나온 김에 그림을 보여드릴께요...
CSR과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면... 과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CSR활동, 사회공헌활동이 미시적으로 거시적으로 우리회사와 우리회사의 이해관계자들의 경제적 이익과 지속가능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업이 공익사업을 하기 위해 세운 '공익재단'은 오로지 '공익' 만을 위한 사업목표를 세울 수 있지만, 기업 조직내에 위치한 CSR팀이나 사회공헌팀은 프로젝트나 프로그램을 기획할때.. 우리회사, 우리회사의 이해관계자들과의 연관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뵐프 CEO 또한.. 네슬레가 영양, 물, 농업발전에 CSV의 포커싱을 두고 있는 이유도.. 영양관련문제가 곧 네슬레의 창업철학이었고,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기 때문이며... 영양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제품가공사업을 시작하고, 그것을 식품산업으로 확대하여 세계화시키기 위해서는 농축산업이 중요한데... 농축산업이 망하면 네슬레도 망하기 때문에.. 농축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데 애를 쓰고 있으며, 물 문제 또한 농업과 영양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물과 관련된 다양한 CSR, CSV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물문제는 1970년대에 일어났던, 네슬레 분유제품으로 인한 아프리카 영아사망 문제와도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당시.. 네슬레는 아프리카에 분유 판촉을 위한 엄청남 마케팅을 했고... 네슬레의 분유는 잘 팔렸지만... 물의 위생상태가 좋지 않아서 (물을 끓여서 분유를 타 먹어야 한다는 것을 아프리카 엄마들이 잘 몰랐을 뿐만 아니라, 물을 끓여도 식수 자체가 오염이 많이 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분유를 먹은 영아들이 많이 죽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습니다.
가끔씩.. 기업이 CSR을 왜 해야 되나요? 기업이 사회공헌을 왜 해야 되나요? 라고 질문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대답은 간단합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 입니다. 기업의 경영목표를 단 한가지로만 말해야 한다면 그것은 '기업의 경영목표는 기업이 망하지 않고 지속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할 수 있고.. 그것을 위해서 CSR도 하는 것이고, 사회공헌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CSV는 아이템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Value Chain 전체에 적용되어야 한다.
뵐프 CEO는 네슬레의 CSV가 네슬레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존재한다고 하면, 이것은 어떠한 특정한 프로젝트나 이벤트가 아닌, 네슬레의 비즈니스 전체에 적용되어야 하며, 이것을 위해서는 네슬레의 비즈니스 가치사슬(Value Chain - 경영학용어로 기업의 경영활동에 이윤을 창출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말합니다)의 모든 영역과 프로세스에 CSV 개념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CSR이 대부분 CSR 리포트를 만들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고, 사회공헌활동은 기업의 못난 부분을 덮기 위한 PR로 인식되고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부분에 있습니다. 기업의 비즈니스 가치사슬 전체에 CSR의 가치와 원칙, 사회공헌활동의 모든 부분이 기업의 경영원칙 및 핵심사업과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CSR과 기업사회공헌은 담당부서의 아주 제한적인 영역의 업무로 이해하고 실행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의 한계와 문제인 것이죠... 이 부분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고 싶으면... NXC 이보인 팀장님의 '착한기업 컴플렉스'를 읽어 보면 됩니다.
CEO에서 말단 사원까지... CSV를 이해할 수 있도록...
CSV를 잘하기 위해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냐는 질문에 뵐프 CEO는 '기업의 리더, 즉 CEO가 CSV에 대한 이해와 실천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기업의 전 구성원에게 전파되어, 기업 구성원 한명, 한명이 본인의 현장 업무에서 CSV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한다'는 대답을 했습니다. 당연하지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기업을 경영하는 오너나 CEO들은 CSR, CSV, 사회공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늘 부러운 기업이지만.. LG그룹, LG전자가 그나마 우리나라 대기업 중에 CSR을 가장 선도적으로 잘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평가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오너와 CEO.. 그리고 사장급 임원들이 CSR에 대한 이해가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상명하복의 기업문화가 확실한 상황에서 오너나 CEO가 CSR, CSV, 사회공헌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없으면, 실무자들이 제대로 일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입니다. 실무자가 죽기 바로직전까지 열심히 일을 하더라도... 그것이 최고 경영층까지 전달되지 못하면 말짱 헛일이 되고 마는 안타까운 현실... 우리나라의 현상황입니다.
CSV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실행되어야 한다.
뵐프 CEO는 CSV의 실현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프로젝트가 지속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뵐프 CEO가 한국에 오기 전 중부 아프리카에서 마케팅과 CSV를 담당하는 임원으로 일했는데... 그곳에서 했던 프로젝트가 '네스카페 플랜'과 '네스카페 카트' 프로젝트였습니다.
네스카페 플랜은 전세계 커피원두를 재배하는 농민들과 직거래를 통해, 중간상인들의 유통마진을 없앰으로써.. 영세한 농민들의 수익을 올려주고, 농민들에게 고품종 커피묘목(과 함께 재배방법 교육)을 보급하여 품질좋은 원두를 네슬레에 공급하게 하여, 네슬레가 안정적인 커피원두를 안정적인 가격에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네스카페 카트는 중앙아프리카 구직청년이나 여성가장에게 1인 판매기구를 보급하고, 서비스와 판매교육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이루게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중앙아시아의 BOP(Bottom of Pyramid)시장확대를 겨냥한 마케팅프로젝트인 동시에 청년과 여성가장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CSV 프로젝트입니다.
이 외에도 네슬레에는 40여가 넘는 CSV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구호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프로젝트로 실행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죠...
이 모든 것이 관리되고, 보고되고, 투명하게 공유된다.
뵐프 CEO는 네슬레의 CSV는 관리, 보고, 투명한 공유가 성공요인이라고 말했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이 잘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네슬레는 매년 CSV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습니다. 2016년에 발간된 CSV 보고서는 자그마치.. 351페이지에 이릅니다. 네슬레 홈페이지에 가시면 다운 받을 수 있습니다. 다운 받으러 가기 ☞ 클릭 . CSR, CSV를 잘하기 위한 벤치마킹 교과서가 필요하다면, 바로 이것입니다.
관리되지 않는 프로젝트는 하나마나한 것이죠... 우리나라 기업들이 CSR이나 사회공헌과 관련해서 기획은 곧잘 하는데... PM(Project Management)은 잘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왜냐하면... 실무자들이 PM을 배운적이 거의 없거든요... 특히 사회공헌의 경우 파트너십 NGO에게 사업을 맡겨놓고.. 손 놓고 있다가.. 시간 지나면 보고서와 사진만 요구하는 정도이기 때문에... 사업관리, 성과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상황입니다.
사업을 기획하고 시작했으면, 그것이 목표하는 곳을 향해 잘 가고 있는지, 더 필요한 자원이나, 목표의 수정은 필요없는지, 문제나 위험성은 없는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서로 협력을 잘하고 있는지.. 등등에 대한 관리활동이 필요한데... 그것을 잘 할 수 있는 인력도 노하우도 없는 것이 우리나라 기업의 CSR과 사회공헌의 현실입니다.
네슬레의 CSV보고서를 보시면 (영어로 되어 있어서 좀 힘들겠지만... 해석을 하기 어렵더라고 그림만 보더라도... 괜찮습니다) 어떻게 네슬레가 CSV를 관리하고, 평가라고, 공유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CSR이냐? CSV냐? 의 논쟁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최근 3~4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CSR이냐? CSV냐? 하는 논쟁이 뜨거웠습니다. 뵐프 CEO는 '개념적 논쟁보다는 어떻게 우리사회의 문제를 우리회사가 비즈니스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고 했습니다. 논쟁할 시간에 뭐라도 하나 실천하는 것이 더 낮다는 말이죠...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뭐가 중한디?' 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죠..
CSR, CSV, 사회공헌... 이런 개념의 차이를 논하고 싸우는 것 보다는 어떻게 잘 할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는 일이 훨씬 더 생산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족을 붙이자면... 우리나라의 CSV의 논쟁수준은 아직 '네슬레 CSV 리포터' 만큼의 수준도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아이템, 프로젝트가 아니라, 기업레벨로....
우리나라 기업의 사회공헌, CSR, CSV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아이템과 단일 프로젝트 중심의 활동을 어떻게 기업전체 차원으로 확대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을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CEO레벨의 이해와 리더십이 앞에서 끌어주고, 담당 실무자들의 전문성과 업무역량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만원 때문에 망설였던 당신... 5천원으로 한번 해볼까요?
이번 포럼의 참가비는 5만원이었습니다. 망설일 수 밖에 없는 액수입니다. 5천원은 망설이지 않을 수 있겠죠? 아래 좋아요를 100번 눌러주시면 5천원 참가비를 가지고, 뵐프 CEO를 초청하는 강연행사를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제가 또.. 한다면 하는 사람 아니겠습니까... 자.. 망설이지 말고 눌러 주세요!!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다음 주는 중국출장이야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다음 주 일주일(6.13~17) 동안 상해와 북경에서 해외지사 직원들과 함께 사회공헌교육도하고 봉사활동도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다녀와서 또 뵙겠습니다. 블로그 찾아 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블로그에 쓰인 이미지는 네슬레 홈페이지와 구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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