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사회공헌 & CSR 담당자의 공부
추석연휴에 뭐~하셨나요?
여러분과 비슷하게... 저 또한.. 추석 앞뒤로 고향 정선과 동탄 처가에 다녀오고, 오늘은 중딩아들과 자전거도 고치고, 사우나도 다녀오고, 짜장면도 먹고, 서점가서 책도 사고, 마트가서 장도 보고, 집안 청소와 정리도 했습니다(아이고.. 헥.. 헥...).. 연휴 마지막 날인 내일은 오전에 영화한편 보는 것과 동네 뒷산 산책으로 연휴를 마무리할 생각입니다만... 어디까지나 계획이고요... ^^;;
그리고... 또 하나.. 틈틈히 책도 읽었습니다. 지난 6월에 창작과 비평사 50주년을 기념해 발간된 '공부의 시대' 라는 책들인데, 각각 강만길선생님(역사학자), 김영란교수님(前 대법관), 유시민작가님(다 아실거고..), 정혜신박사님(정신과 전문의), 진중권교수님(도 잘 아시리라...)이 본인들이 일생동안 읽은 책들과 공부에 대한 강연을 하시고, 그 강연 내용을 다듬어 다섯권의 책을 냈습니다.
연휴 5일동안 짬짬이 하루에 한권씩 읽을만 했습니다. 이 책들을 읽으며..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의 나의 공부는 어떤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기업사회공헌, CSR을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도 했습니다. 오늘 그 생각과 고민을 블로그를 통해 짧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아마.. 비슷한 이야기를 예전에 한번 쓴 적이 있습니다만...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를 수 있으니까요....
일을 위한 공부... 삶을 위한 공부... 그리고 적당한 공부..
'공부의 시대' 다섯 분의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은 '일을 위한 공부와 삶을 위한 공부가 다르지 않다' 는 것입니다. 일을 위해 공부를 하든, 나의 독립된 삶과 취미를 위해 공부를 하든.. 그것이 다 나를 이루는 요소가 되고, 그것들이 겹겹이 쌓여 나의 생각이 되고, 내가 행동하는 방식이 되어 하루하루의 삶과 일이 된다는 것입니다.
월급을 받는 회사원으로써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공부는 어떻게 하면 내게 맡겨진 업무를 회사가 원하는데로.. 그러면서 좀더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공부일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으로서의 공부는 그런 두가지 가치를 모두 달성하고자 일하면서 느끼고 겪을 수 있는 내적, 외적 갈등을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기 위한 내 삶의 안정과 행복, 치유를 위한 공부일 것입니다. 저 또한 이 두가지 공부를 균형있게 병행하려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기업사회공헌이라는 것은 '기업'과 '사회'와 '공헌'이라는 각각의 단어의 합성어입니다. 기업, 사회, 공헌.. 각각의 분야를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평생을 공부만 해도 모자랄 텐데... 우리가 공부로 먹고사는 학자가 아닌 이상... 그렇게 할 수는 없고, 일과 삶에 보탬에 되는 선에서 '적당히' 하는 지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바로 그 '적당히 공부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합니다.
공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책읽기...
'공부의 시대' 다섯분의 작가는 각기 그 분야에서 한 공부하신 분들입니다. 이 분들의 공부방법을 일반인들이 똑같이 따라가기는 힘들겠으나.. 이 분들이 말하는 공부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 라는 것입니다(정혜신박사님의 책은 세월호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책 보다는 현장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심리상담에 관심이 있거나 마음에 치유가 필요한 분이라면 꼭 일독하기를 추천합니다. 꼭..).
어쨋든.. 가장 효율적인 동시에 효과적이며, 비용이 적게드는 공부방법인 독서는 공부인 동시에 치유가 되고, 스트레스 해소가 된다고 합니다. 얼마전에 어떤 연구에서도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첫째가 독서.. 둘째가 산책.. 셋째가 음악감상..이라고 했는데... 딱.. 제 취미 1,2,3 이라서.. 제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그럼... 독서를 잘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서점에 가면 엄청나게.. 평생 앉아서 책만 읽어도 다 못읽을 수많은 책들이 있는데... 그 중에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잘 읽었다는 소리를 듣고, 내 일에.. 내 삶에 도움이 되는 공부가 될 수 있을까요.. 특히 저 같은 기업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모를 때는.. 그 분야의 존경할 만한 선생님, 선배들이 읽은 책을 따라 읽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저도 선배님들에게 좀 여쭤봐야겠습니다. 일단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책들입니다.
기업에 대한 공부 - 피터 드러커
기업사회공헌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기위해서는 기업사회공헌의 '주체'인 기업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가장 먼저이고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업에 대해 모르고 기업사회공헌을 하는 것은 '머리'를 빼고 몸통만 아는 것이 되니까요... 기업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들 중에 최우선 순위를 고르라고 한다면... 저는 피터 드러커의 책들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대학에서 배우고 있는 경영학의 원론을 만든 사람이고, 그는 그의 책을 통해 항상 '기업의 존재 가치를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재무적 가치만 추구하는 것은 가장 낮은 수준의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이고, 사회적 가치창출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경영자의 가장 우선적인 역할이다' 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사회적 가치는 요즘 CSR에서 말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보다는 훨씬 더 광범위한 것입니다.
피터드러커가 쓴 수십권의 책 중에 '경영의 실제'.. '21세기 지식경영'.. '비영리단체의 경영'.. '프로페셔널의 조건'과 같은 책은 여러번 읽어도 늘 새롭게 배우는 것이 있습니다. 저의 작은 서재에도 이 책들은 항상 가장 잘 보이는 곳, 가장 높은 곳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회에 대한 공부 - 울리히 벡
기업사회공헌담당자가 사회를 공부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쉬운 방법은 언론매체를 골고루 꾸준히 읽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수나 진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스마트 폰을 통한 SNS 골라읽기가 아니라... 주요일간신문, 주간시사잡지, 주요방송의 메인뉴스나 시사프로그램을 몇개 정해놓고 지속적으로 읽다보면.. 사회를 보는 나름의 시각이 생기고, 그것을 어떻게 우리회사의 사회공헌과 연결시켜야 할 지에 대한 방법이 떠오르게 됩니다.
기업사회공헌에 있어 '사회'는 마치 운동선수에게 경기장, 연극배우에게 무대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사회공헌 담당자, CSR 담당자가 사회에 대한 관심과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마치 축구선수가 축구규칙을 모르고, 연극배우가 대본을 외우지 않고 경기와 공연에 나가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언론매체를 통해 사회를 보기 전에 사회학에 대한 기본틀을 책을 통해 공부하고자 한다면.. 영국의 사회학자인 엔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학' 이 있습니다. 학부 '사회학 개론' 시간에 교과서로 등장하는 책인데.. 사회학에 대한 관심이 있으면 이 책을 그냥 넘길 순 없습니다.
일반적인 사회학이 아니라 기업사회공헌담당자로서 읽어야 할 사회학 책을 고르라면.. 전.. 독일의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를 추천하겠습니다. 1986년에 발간된 이 책은 현재 기업사회공헌이나 CSR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때 이론적인 배경이 되는 산업화와 근대화의 문제점을 구조적으로 잘 설명해주고 있으며, 기업이 단순히 자선사업 중심의 사회공헌활동이 아닌.. CSR.. 즉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현해야 하는 당위성에 대해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위험사회에 외에.. '위험에 처한 세계와 가족의 미래(2010)'.. '글로벌 위험사회(2010)' 도 순서대로 읽어보면.. 기업사회공헌담당자, CSR 담당자인 우리가.. 우리가 살며 일하고 있는 현재 사회의 문제에 대해 어떻게 '거시적'으로 이해하고 일을 해야 할지 알게 해 줍니다.
공헌에 대한 공부 - 필립코틀러, 제이슨 사울..
공헌에 대한 공부는 '방법론'에 대한 공부입니다. 머리와 몸통은 있는데, 손발이 없거나 제구실을 못하면... 일하기 쉽지 않습니다. 손발이 있고 각각이 제역할을 잘하기 위한 공부가 방법론에 대한 공부입니다. 기업사회공헌, CSR의 방법론은 사회복지, 교육, 문화예술, 환경, 인권, 노동권, 공정거래, 지역개발, 마케팅, PR, 커뮤니케이션, 파트너십 등 매우 다양하고 폭넓기 때문에 그걸 다 이야기 할 수 는 없고.. 일반적인 방법론과 관련해서 두 사람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필립 코틀러'는 잘 알다시피.. 현대 기업 마케팅의 창시자이며, 피터 드러커와 함께 현대 경영학의 구루라고 평가 받고 있습니다. 그는 기업 뿐만 아니라, 국가, 공공기관, NGO의 마케팅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와 저술, 컨설팅을 했는데... CSR의 한 방법인 CRM(cause-related marketing.. 공익연계마케팅)에 대한 책들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의 책 Market 3.0은 기업과 마케팅을 공부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며, 특히 B2C기업의 CSR의 방향을 어떻게 잡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제이슨 사울'은 잘 모르실텐데요.. 제가 이 블로그에서 몇번 소개한 CSR 3.0 (영어원제 : Social Innovation, Inc.: 5 Strategies for Driving Business Growth through Social Change, 2010)의 저자입니다. 그는 책을 통해 CSR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책임' 이라는 수동적인 CSR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Social Impact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5가지 전략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CSR과 비즈니스를 통합하고 사회문제 자체를 비즈니스의 기회와 소재로 삼아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혁신을 이루자는 것입니다(마이클 포터의 CSV와 엇비슷하지만, 더 논리적이고 구체적입니다). CSR 담당자라면 그의 책을 통해 향후 우리 회사의 비즈니스와 CSR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업사회공헌, CSR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
저는 기업사회공헌과 CSR을 평생 업(業)으로 삼고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관련된 책도 많이 읽고, 엄청나게 비싼 돈과 소중한 시간을 들여서 학교도 계속다니고, 사람들 끌어모아 공부도 같이하고, 해외연수도 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일주일에 한번 블로그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회공헌담당자, CSR담당자가 저처럼 공부하고 에너지를 쏟을 이유나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의 실무자들에게는 기업사회공헌업무가 이십년 넘는 직장생활동안 1~2년 잠시 거쳐가는 자리일 수 있습니다. 그런 실무자들이 피터드러커, 울리히 벡, 필립코틀러, 제이슨 사울의 책들을 어렵게 읽을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그런데, 만일 저처럼.. 기업사회공헌이나 CSR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이 일에 '진짜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그래서.. 내가 일하는 기업이 우리 사회와 공동체,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을 높이는 회사가 되는 일에 일조(一助)하고 싶다면... 제대로 차근차근 공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소개한 학자들과 그들의 책들은 기업사회공헌과 CSR의 공부를 위한 시작과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기본을 탄탄히하고 그 위에 본인이 관심있는 분야를 좀더 파고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 기업사회공헌, CSR이 가치있는 일이라고 한다면... 그 가치는 여러분이 그것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고.. 잘알고.. 잘하기 위해 탐구(공부)하고 연습하고, 훈련하느냐에 따라 높아질 수 도 낮아질 수 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여러분 하기 나름이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추석연휴에 책 몇 권 읽었더니.. 아는체, 잘난체 하는 것 같아.. 또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이러면서 저도 공부하는 것이죠.. 뭐....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감사합니다.
** 이미지는 구글에서.. 구글 땡큐~
'Balanced CSR & ESG'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사회공헌과 CSR... 시민 여러분 잘 부탁드립니다. (0) | 2016.10.02 |
---|---|
정경유착과 기업사회공헌.. (0) | 2016.09.25 |
기업사회공헌담당자의 기본.. BASIC.. ?? (0) | 2016.09.10 |
전략적 CSR, 전략적 기업사회공헌의 네가지 관점...(2) (0) | 2016.09.04 |
전략적 CSR, 전략적 기업사회공헌의 네가지 관점...(1) (0) | 2016.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