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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전략적 CSR (1) : 기업의 핵심역량과 CSR의 결합

by Mr Yoo 2018. 9. 29.



기업의 핵심역량과 CSR, 사회공헌의 결합



전략적 CSR, 사회공헌을 위한 변명(?) 


기업경영에서 전략(Strategy)이란 용어는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방법' 입니다. 쉽게 말해 다른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보다 우리 회사의 것을 더 많이 더 지속적으로 구입하게 하는 요인을 만들어내는 방법입니다. 인류가 '거래' 란 것을 한 이후로 가장 확실하고 전통적인 경영전략은 '값싸고 품질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바로 '비용 효율성과 효과성' 이라는 개념이 생겨납니다. 이후 기업경영이 점점 발달함에 따라 다양한 경영전략들이 등장합니다만 이 블로그는 경영전략 블로그가 아니기 때문에 바로 패스!! 


그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나 사회공헌에 굳이 '전략'이란 껄끄러운 단어를 붙이는 이유는 뭘까요? 지난 주에도 잠깐 말했지만 바로 최소한의 자원의 투입해서 최대한의 효과를 올리는, 경영전략의 가장 기본적이고 전통적인 방법론을 적용한 '값싸고 품질좋은 CSR, 사회공헌' 을 만들기 위함입니다. 


사회적 가치가 최우선인 시민단체나 사회복지기관 입장에서 보면 기업적 가치인  '효율성, 효과성, 값싸고 품질 좋은 사회공헌..' 이런 말들은 매우 신경을 거슬리게 하는 것 들입니다. 사회공헌의 '진정성'을 헤치는 것이지요. 그리고 사회공헌에 수천, 수백억을 쓸 수 있는 글로벌 거대기업들에게도 그리 신경을 집중해야 할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매출과 순이익의 증가를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 대부분의 일반적인 기업, 그리고 늘 대기업 눈치를 보며 한해살이를 해야하는 중견,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수익이 발생하는 것도 아니고 기타 손실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CSR이나 사회공헌에 가능하면 최소한의 자원(특히 현금)을 투입하고 싶어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대부분이기도 하구요. 그렇기 때문에 값싸고 품질좋은 CSR, 사회공헌은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가장 입맛을 당기게 하는 단어들입니다.


특히 기업사회공헌담당자, CSR 담당자들은 위로부터 늘상 이런 압박에 시달리기 때문에 비용 효율과 효과성을 극대화한 CSR과 사회공헌 아이템과 방법을 찾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략적 CSR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기업의 핵심역량과 CSR의 결합'을 간단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전략적 CSR, 전략적 사회공헌에 대한 개념과 방법론은 당연히 제가 만들어 낸 것은 아니고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1990년대부터 나온 것이고 2000년대 이후 서구 선진국의 많은 기업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Core Competence)


핵심역량이란 프라할라드(C.K. Prahalad), 하멜(Gary Hamel) 교수가 1990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논문에서 소개한 개념입니다. 이 두 교수는 '핵심역량'을 시장에서 자기 기업을 경쟁기업과 차별화(경쟁우위를 획득할 수 있는)할 수 있는 '다수의 자원과 기술들의 조화로운 조합'으로 정의했습니다. 즉, 핵심역량은 기업이 가진 여러가지 자원과 역량을 통합하여 최적화된 조합을 만들어내는 경영능력으로 기업경쟁력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교수가 핵심역량을 연구한 배경은 1980년대 이후 가전제품과 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일본제품들이 미국시장을 휩쓰는 상황을 보면서 '일본 기업들은 값도 싸면서 품질도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데 어떻게 그럴 수 있지?' 라는 의문을 품었고 그 해답을 찾기위함이었습니다. 그래서 당시 한참 잘 나가던 도요타, 혼다, 캐논 등과 같은 일본기업들을 분석했고 연구결과 '핵심역량' 이란 개념을 만들어냈습니다.


어떤 기업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조건을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핵심역량은 소비자에게 인식된 차별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캐논의 경우 소비자들이 '캐논은 렌즈가 예술이지, 최고야!! 엄지척!!' 이라는 공통된 제품에 대한 가치인식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핵심역량이라는 것입니다. 둘째, 핵심역량은 기업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능력으로 희소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마트에 가면 대여섯 브랜드의 초코파이가 있지만 소비자들은 대부분 '오리온 초코파이'를 찾습니다. 뭔지 모르지만 오리온 초코파이만의 맛과 식감,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코카콜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셋째, 다른 기업들이 쉽게 복제하거나 모방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오리온 초코파이만이 그것!! 코카콜라의 그것!! 교촌치킨만의 그것!! 은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렇게 못하고 있습니다.




핵심역량을 만들어내는 방법과 핵심역량의 종류


핵심역량을 만들어내는 방법은 쉽지 않습니다. 당연하겠죠!! 위 그림에서 보면 '자원 가용성(Resources availability), 전문적 지식(Expertise), 전략적 적합성(Strategic fit)'이 잘맞아 떨어지면 핵심역량이 생긴다고 합니다. 활용가능한 자원과 그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는 전문적 지식이나 기술, 그리고 적절한 방법론이 모두 갖추어져야 한다는 말입니다. 


핵심역량은 다시 핵심기술, 핵심자산, 핵심프로세스로 구체화됩니다. 핵심기술은 기업이 알고 있고 가지고 있는 숙련된 스킬이나 기술을 말합니다. 핵심자산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것, 브랜드, 특허, 기반시설, 기술적 표준, 고객 데이터 등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핵심 프로세스는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것, 기업이 수행하고 있는 독특한 작업 등을 의미합니다.




핵심역량 트리..


이런 핵심역량들을 어떻게 하나로 묶어 제품과 서비스로 구현해 낼 것인가에 대해 프라할라드, 하멜교수는 위의 그림과 같은 핵심역량트리를 제시했습니다. 여러가지 핵심역량이 뿌리가 되고, 핵심상품들이 줄기에 해당되며, 비즈니스 모델들이 가지, 그리고 마지막 열매가 핵심역량의 성과인 최종 제품이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기업 혼다의 경우 금속정밀가공기술, 엔진설계기술 등이 핵심역량인데 이것을 가지고 핵심상품인 '엔진'을 만듭니다. 그리고 자동차비즈니스, 오토바이비즈니스, 선박비즈니스, 항공기비즈니스 등의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엔진의 성능과 내구성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동차, 오토바이, 배, 항공기 등의 최종 생산품을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핵심역량과 CSR의 결합


일반적으로 핵심역량 전략은 프로젝트 단위에서 효과를 발휘합니다. 기업전체의 경영방식을 바꾸기 보다는 새로운 사업이나 부서단위의 새로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 할 때 유용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CSR이나 사회공헌에서도 새로운 활동이나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할 때 유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으며, 핵심역량트리를 활용하여 CSR 프로젝트에 접목시키면 위의 그림과 같은 구조가 됩니다. 





핵심역량을 활용한 CSR 프로젝트 사례


(1) KT : 이국종 + 5G


핵심역량을 활용한 사회공헌 국내사례 중 요즘 가장 핫한 것이  '이국종 교수 + KT 5G' 라고 생각합니다. 다들 광고 보셨을 거구요. 정말 가슴을 뛰게 하는 광고입니다. 망망대해에서 조난당한 어선의 부상당한 선원들을 구하기 위해 구조헬기를 타고 5G 초고속통신망을 이용하는 이국종교수의 모습은 5G 기술이 우리의 삶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지를 분명하게 나타내 보이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KT가 5G의 핵심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만큼 충분히 잘 구현하고 있다는 것을 PR하기도 합니다. 이런 CSR 프로젝트는 아무리 돈이 많은 기업이라도 이 기술과 노하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할 수 가 없습니다. 오로지 5G 실현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할 수 있는 매우 차별화된 CSR 프로젝트입니다.








(2) 코카콜라 : 라스트 마일 프로젝트


2010년 이후 코카콜라 CSR 프로젝트들은 브랜드 로고의 컬러만큼이나 색깔이 분명합니다. 코카콜라의 핵심역량인 제품, 유통망, 충성고객들과 아주 직접적으로 연결되게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며 그 성과를 광고로 만들어 PR합니다. 코카콜라는 핵심역량과 연계된 CSR 프로젝트를 많이 실행하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 요즘 눈에 띄는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에서 진행중인 Project last Mile입니다. 아시다시피 아프리카는 공공의료체계가 열악합니다. 아주 간단한 백신이 없어서 소중한 목숨을 잃는 아이들이 매년 수십만명에 달합니다. 외국에서 백신을 지원한다고 하더라도 운송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백신이 도중에 사라지거나 뜨거운 기온때문에 망가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코카콜라는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든지 시원한 콜라를 배송할 수 있는 신박한 유통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건 전세계 어떤 기업도 따라할 수 없는 코카콜라만의 핵심역량 중에 핵심역량입니다. 저도 강원도 산골에서 자랐지만, 첩첩산중 산골임에도 불구하고 어렸을때에도 시원한 코카콜라를 마실 수 있었습니다. 이런 코카콜라의 엄청나게 놀라운 유통망에 백신을 얹어 아프리카 곳곳에 있는 보건소와 의료봉사단체에 전달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라스트 마일 프로젝트'입니다.

 

핵심역량과 CSR, 사회공헌의 결합은 기본 중 기본...!!


KT가 기부금 10억을 의료단체에 기부해서 재난구호와 오지의 의료지원사업을 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 좋은 일이지만, 현금 10억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핵심기술인 5G를 재난구호와 오지의 의료서비스에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 플랫폼과 도구들을 제공한다면 10억보다 훨씬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코카콜라가 기부금으로 100만 달러를 의료단체에 기부해 백신을 아프리카에 보내는 것 보다, 유통망을 활용해서 1,000만달러의 백신을 무사히 오지 의료현장에 전달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 효과적인 일이 아닐까요?


기업의 핵심역량을 활용한 CSR, 사회공헌프로젝트는 '값싸고 품질좋은 CSR'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회사의 핵심역량을 파악하고 사회문제를 연결하는 방법을 찾아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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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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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주는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CSR의 결합'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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