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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대중화의 첫걸음 : Beyond CSR 파타고니아 <부산> 컨퍼런스 후기

by Mr Yoo 2018. 10. 20.



CSR 대중화의 첫걸음

Beyond CSR 파타고니아 <부산> 컨퍼런스 후기


괜한 걱정..


<부산> 컨퍼런스가 열린 10월18일 당일 오전까지 준비하는 사람들의 단톡방엔 걱정의 기운이 감돌았습니다. 기대와는 달리 참석 신청자가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몇차례 준비모임을 하면서 부산 광복동 매장이 그리 넓지 않은데 사람이 너무 많이 오면 어쩌지? 자리가 모자라서 3시간 동안 서서 행사를 참여하는 건 힘들텐데 어떻하지? 이런 (쓸데없는) 고민끝에 참석자를 '기업의 CSR, 사회공헌담당자와 관련기관 실무자'로 제한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행사홍보를 시작하고 이런 저런 네크워크를 통해 참석을 독려해도 결국 행사당일 오전까지 신청자는 스무명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행사를 하면 뭐를 해도 오십명을 쉽게 넘겼던 경험이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행사 시작시간인 오후3시가 가까워오자 우리는 찾아주신 분들에게 최선을 다하자는 쪽으로 마음을 가다듬고 손님을 맞이했습니다. 3시가 조금지나 열두명의 손님을 모시고 행사를 시작했습니다. 시작 후 10분이 지났을 무렵 우리 모두는 '괜한 걱정을 했구나'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행사는 참석한 사람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참석자들의 집중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아주 평범하지만 중요한 본질을 잊고 있었던 것입니다.




파타고니아의 역사


파타고니아 코리아 CSR담당 김광현과장이 <파나고니아의 창립과 역사>를 소개하면서 컨퍼런스의 문을 열었습니다. 1965년 파타고니아의 전신(前身)인 <쉬나드 이큅먼트>의 창업부터 1973년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탄생, 이후 파타고니아가 어떤 계기로 환경과 사회적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이 되었는지, 그리고 단순히 중요하게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처럼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즈니스를 이용하는 단계까지 발전하게 되었는지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파타고니아를 잘 몰랐던 청중들이 짧은 시간동안 파타고니아의 핵심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CSR의 결합


다음으로 제가 <파타고니아의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CSR의 결합>이란 주제로 발표했습니다. 아침에 출근(오후에 반차)했던 복장 그대로 부산에 가는 바람에 행사장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 실수(?)를 하고 말았습니다. 대구와 서울에서는 파타고니아 점퍼라도 입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튼... 전략적 CSR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인 비즈니스 가치사슬과 CSR의 결합을 파타고니아에선 어떻게 실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파타고니아의 전략적 CSR이 다른 기업과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해 CSR 모델변화와 패션산업의 현황을 비교하면서 설명했습니다. 김광현과장이 발표하는 동안 다섯분이 더 오셔서 행사장엔 열입곱분이 자리하셨고 그 열일곱분이 내뿜는 열기에 정말 오랜만에 초긴장 상태에서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느끼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파타고니아의 환경운동


다음으로 SK행복나눔재단 서진석그룹장님의 <파타고니아의 환경운동>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파타고니아의 환경운동이 다른 기업의 '환경사회공헌활동' 과 어떻게 차원이 다른지, 그리고 그 역사는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상세하게 설명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년동안 파타고니아가 새롭게 집중하고 있는 '재생유기농' 에 대해서와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가 왜 식품회사를 만들어 맥주와 육포를 판매하고 있는지에 관해서도 재미있게 설명했습니다. 그 내용이 궁금하시면 10월25일 대구 또는 11월1일 서울 컨퍼런스에 참석하시면 됩니다.




파타고니아는 왜? 경쟁기업과 협력하는가?


마지막 발표로 MYSC 김정태대표의 <파타고니아의 파트너십>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파타고니아는 본인들이 가진 친환경기술을 다른 기업들과 공유하고, 패션업계의 사회,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쟁기업과도 과감히 협력하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적자생존,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지금의 신자본주의체제하에서 파타고니아는 도대체 무슨 정신과 생각으로 경쟁기업과 손을 잡기위해 애쓰고 있는 걸까요? 이 내용도 궁금하시면 대구와 서울에서.... ^^


 

CSR을 둘러싼 벽..


두시간의 발표가 끝나고 참석한 열여덟분(끝날무렵 한분이 더 오셔서..)과 질문을 주고 받았습니다. 참석했던 대학생들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CSR을 한다고하면 다들 그 진정성을 의심받거나 또는 일반 대중들은 기업들이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기업들이 CSR을 발전시키기가 힘들다고 하던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해 질문했습니다. 또 기업사회공헌담당자나 관련기관 실무자분들은 기업 내부에서 CSR이나 사회공헌에 대한 낮은 인식수준을 높이고 동참시키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고, 특히 경영자나 임원들이 이 분야에 대해 잘모르기 때문에 파타고니아 모델을 부산 기업들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렵지 않나.. 하는 토로(吐露)를 하기도 했습니다.


참석자들의 질문과 토로에 대해 발표자들은 충분히 공감(!!)하고 동감(!!!)한다고 답했습니다. 파타고니아 또한 어느 한순간 갑자기 지금의 모습을 갖춘 것이 아니라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하나씩 하나씩 변화하고 발전시키려는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현재의 모습을 갖출 수 있었고, 지금도 여전히 비판자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있으며,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들을 찾고 해결하기 위해 여전히 멈추지 않고 최선을 다해 달려가고 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기업의 사회공헌은 기업이 위치한 '사회'를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로 하기 때문에 사회가 원하고 요구하는 그리고 그 사회의 수준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기업이 사회적 책임과 사회공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더 적극적인 실천과 발전노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내부의 변화와 노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만큼 '사회'의 변화와 노력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부산에서 대구로....


3시간에 걸친 뜨거운 컨퍼런스를 마치고, 서울행 KTX에 몸을 실었습니다. 점심때 부산을 향하는 KTX에서는 신청자가 적어 마음 한구석 불편함과 걱정이 있었었는데, 늦은 밤 서울을 향하는 KTX에서는 정신이 맑아지며 <대구>에서는 더 잘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KTX를 타고오며 발표자료를 다시 고치고 다듬는 동안 제 안에  '이제 시작이구나.... 내가 꿈꾸는 'CSR 대중화' 의 길고 험한 여행의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여행의 첫걸음에 함께 해준 <부산> 참석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0월25일 목요일 오후3시 대구 동성로점에서 뵙겠습니다. 파타고니아에 관심있는 대학생과 일반인도 참석가능합니다.

참가신청 이메일 (kwanghyun.kim@patagoni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