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_ CSR 이슈
CSR = CEO
조양호 회장 / 이석채 회장 / 구광모 회장
하나님보다 더 높은 회장님...
오래 전 일이지만 함께 일했던 상사가 회사생활에서 성공하는 방법을 알려준다며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나는 기독교신자이지만 회사에서는 하나님보다 회장님 말씀이 맞다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일도 편하고 회사에서 오래동안 일할 수 있어" .. 저는 그러지 못해서 회사도 자주 옮기고 회사원으로 성공도 못하고 이 모양으로 사나 봅니다. 그렇게 충고했던 그분은 역시!! 그 회사에서 아직까지 잘 버티고 있습니다. 이제는 입이 아파서 블로그에 쓰기도.. 아! 블로그니까 입은 괜찮고 손가락이 아프군요. 다시, 이젠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블로그에 반복해서 쓴 내용이라 더 이상 쓸거리도 없지만, 2019년 3월의 CSR 이슈는 CEO입니다.
3월27일_대한항공 조양회회장 사내이사 연임 실패
대한민국 기업사에 길이 남을 이 결정은 "오너 리스크"의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 잘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미 이와 관련된 기사와 논설이 수백건 이상 넘쳐나고 있으니 제가 더 보탤 것은 없지만, 경영학 관점에서 보면 "기업은 주주가치실현을 위해 존재한다"는 20세기 초에 등장한 아주 오래된 경영학 원론이 21세기가 시작된지 한참 지난 이제서야 우리나라에서 현실화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대주주고 오너고 창업자 가문이라지만 상장사인 이상 주주가치를 훼손하면 퇴출 될 수 있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CSR 관점에서보면 기업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점이 대한항공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큰 문제입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우리나라 10대 기업 총수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은 평균 10%가 조금 넘습니다. 총수 개인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평균 2% 안쪽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총수는 주주를 대신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위해 기업의 자원을 활용해야 하며 개인의 사익을 위해 맘대로 의사결정을 해서는 안됩니다. 우리나라 회사법에 다 나와있는 내용입니다.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대한항공 조양호회장의 기업내 지배력과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은 전혀 줄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항공에는 조양회회장과 그 가족을 하나님보다 더 충성해야 될 대상으로 극진히 모시고 있는 임원들과 책임자들로 가득차 있으니까 말입니다.
3월26일_ 이석채 前 KT회장 부정채용지시혐의 검찰조사
사기업은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과 달리 임직원채용에 있어 자율권을 가집니다. 회사경영에 득이되는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상상도 할 수 없는 큰 금액으로 스카웃하기도 하고 대부분의 공채직원들은 50대 중반이나 되야 겨우 임원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20대 청년을 임원자리로 모시기도 합니다. 그런 일을 문제삼고 검찰이 조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업경영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 사람들을 외부 압력에 의해, 그것도 회사 경영진의 안녕을 위해 공식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채용했다면 그것은 기업내규를 어긴 것이고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배임(背任)행위를 한 것이며 그 회사에 취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 다른 사람들의 기회를 빼앗은 파렴치한 행위입니다.
KT는 한때 공공기관이었던 회사로 정권이 바뀔 때 마다 정치의 바람을 아주 많이 타는 회사입니다. 정권의 낙하산 인사가 바로 내리 꽂히는 곳이죠(위키피디아에도 나옴_위 캡쳐화면). 총수가 없고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12.19%)은 대한항공 조양회회장일가처럼 온갖 불법행위를 드러나게 저지르지 않는 이상 회사경영에 무관심하기 때문에, KT는 늘 청와대와 여의도의 입김 안에 있었습니다. 실제 거대기업 중 청와대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는 회사이기도 합니다(주사무소는 광화문, 본사는 성남). KT의 CSR실무자들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기도 해서 이런 사건이 터질때마다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을 합니다. 정치권력과 기업의 협력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한 방향으로 작용된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경우와 같이 아주 사적인 이익을 위해 정치권력을 이용한다면....... 할말이 없습니다.
3월 12일 _ LG전자 구광모회장 대형공기청정기 1만대 기부
"연애와 기부는 타이밍!!" 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제가 공동모금회에서 일하던 시절 모금실적을 높이기 위한 광고문구 사내공모에 응모했다가 떨어진 말입니다. 저는 지금도 연애와 기부는 아주 비슷한 점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연애를 잘하려면 내가 중심이 아니라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 사람이 좋아하고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살펴서 상대방의 기분과 상태, 타이밍을 봐가며 내가 맞춰가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적절한 타이밍에 정말 필요한 것들을 기부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기부이고... 요즘 그걸 LG가 잘합니다.
LG의인상도 그렇고, 이번에 미세먼지가 심할 때 통크게 공기청정기 1만대를 기부한 것도 그렇습니다. 물론 LG는 아주 오래동안 사회복지시설 등에 가전제품을 기부해왔고 AS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저도 사회복지시설에서 일할 때 그 혜택을 톡톡히 본 기억이 있습니다. 다른 기업들도 분명히 할 수 있는 일이 있었을텐데 타이밍을 놓친 것이죠. 기업사회공헌은 타이밍이 정말 중요합니다.
현재 강원도 동해안지역에 큰 산불이 났습니다. 피해규모도 상당히 큽니다. 기업사회공헌이 움직여야 할 바로 그 타이밍입니다
ISO26000의 한 가운데는 거버넌스가 존재한다.
기업을 포함한 모든 조직의 사회적 책임 가이드라인 ISO26000에서 7대 핵심주제인 1.인권, 2.노동, 3.환경, 4.공정운영, 5.고객이슈, 6.지역사회발전참여의 한 가운데를 떡!! 하니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7.조직과 거버넌스입니다. 다른 핵심주제들이 잘 실행되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조직과 의사결정이 잘 운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 CSR팀원이 수십명 있고 지속가능보고서를 잘 만들어서 DJSI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사회공헌에 연간 수천, 수백억을 쏟아 부어도 총수와 총수일가가 파렴치하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또 정치권과 결탁해서 사익을 추구하면 아무소용 없습니다. 이번 대한항공과 KT사례를 보면서 우리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 느끼고 있는데, 아마 기업총수들과 빨간 옷을 즐겨입는 국회의원들은 일반시민들과 생각이 같지 않을 겁니다. "개, 돼지와 같은 일반 시민들을 금방 잊어버려... 좀 잠잠해지기까지 기다리고 있자고, 아니면 우리가 편하도록 정권을 바뀌야 겠지" 라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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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갑작스럽게 산불피해를 입은 강원도 동해안 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기업사회공헌실무자 여러분 지금이 바로 우리가 나설때입니다. 연애와 기부는 타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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