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유럽투어 시즌 3
SIX 방문기_(1)
사회혁신은 주고 받으며 함께 만들어 가는 것
SIX(Social Innvation Exchange)?
CSR 유럽투어 시즌 3의 첫 번째 방문 기관인 SIX는 사회혁신을 위한 글로벌 협업체계를 구축하는 영국의 NPO/NGO입니다. SIX의 설립자는 영국의 대표적인 사회혁신가로 불리는 ‘제프 멀건(Geoff Mulgan, 現 NESTA 대표)’으로 ‘토니 블레어’ 총리(1997년~2007년) 당시 총리실 정책실장 등을 역임하다 공직에서 물러난 후 2008년 사회혁신 싱크탱크인 ‘영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을 설립했습니다. SIX는 영파운데이션의 글로벌 협업 프로젝트 팀이 2013년 별도의 법인으로 독립한 단체입니다.
현재, SIX에는 한국인 임소정씨가 COO(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서울의 한 회계 법인에서 일하다 사회혁신에 관심을 갖게 되어 ‘희망제작소’에서 일했고 기회가 되어 영국에 왔다가 영파운데이션 글로벌 팀에 합류, SIX가 영파운데이션에서 독립하는 시기부터 지금까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오늘 블로그는 임소정COO와의 인터뷰를 통해 SIX가 생각하는 글로벌 사회혁신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누가, 어떻게 만들어 가고자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사회혁신이란 무엇인가?
최근 10년 동안 사회혁신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에서 가장 핫한 용어 중에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다시피 현재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국제, 정치, 사회, 경제, 환경 문제가 기존의 해결 방식으로는 더이상 개선이나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현실 인식과 함께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사회혁신이란 용어가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사회혁신은 단어 자체가 다분히 진보 진영의 논리와 방식을 담고 있지만, 보수 진영에서도 심심찮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CSR이 그렇듯이 사회혁신도 고정된 개념이 아니라 시간이 지나고 세대가 바뀜에 따라 용어가 의미하는 바가 바뀌기도 하고 누가 말하는 가에 따라 그 의도와 방향이 완전히 달라기지도 합니다. 그렇다면 SIX가 의미하는 사회혁신은 무엇일까요?
"Innovations which are both good for society and enhance society’s ability to act"
SIX는 혁신에 대해 '사회를 위한 좋은 것이나 사회의 역량을 증가(강화)시키는 활동, 이 두가지 모두'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드는 일, 그리고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사회구성원의 능력을 키우는 일을 SIX가 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또한, 위의 그림과 같이 상품(Product), 과정(Process), 사고방식(Way to thinking), 조력자(Enabler), 기술(Technology), 서비스(Service) 영역의 새로운 방식, 새로운 영역, 새로운 장소, 새로운 크기, 새로운 사람들을 통해 그 일을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 프로세스..
SIX의 사회혁신 프로세스는 7단계 나선모델입니다. (1)기회나 도전이 있으면 그 기회를 살리거나 도전에 성공하기 위해 (2)아이디어를 내고 (3)그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고 시험한 후에 (4)사례를 만들고 (5)사례를 전파하고 실행한 후에 (6)그것을 더 큰 규모로 확대하고 확산하여 (7)기존 시스템 전체를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이 모델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소개되었고 여러 사회혁신 프로젝트에 적용되었지만 성공사례를 손꼽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 모델은 단계별 프로세스도 중요하지만, 이 프로세스를 주도하고 실행하는 조직과 사람들의 역량, 참여와 의사결정방식, 태도 등이 프로세스 만큼이나 중요하고, 무엇보다 단기간이 아니라 방향성을 가지고 오랜 시간을 거치며 차근 차근 일을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우리는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끝까지 가지 못하고 중간에 삐걱 거리다 멈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혁신 생태계..
그렇다면 SIX는 사회혁신을 이루기 위해 어떤 영역에서 어떤 주체들과 협업체계를 만들어 사회혁신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을까요? 먼저, SIX가 집중하고 있는 영역은 '사람' '자본' '권력' '지식'입니다. 그리고 이 영역에서 협업할 주체들로 '기업' '재단' '대학' '정부' '혁신허브(국제기구)' '민간단체' 를 꼽고 있습니다.
SIX의 사회혁신 생태계에 협업하는 주체들은 모두 각자의 다양한 자원들을 가지고 참여하지만 특히 SIX의 경우 기업과는 비즈니스와 자본 영역에서, 재단은 자본 영역에서, 대학은 사람과 지식영역에서, 비영리 단체들과는 사람영역에서, 정부는 권력, 자본, 지식, 사람 등 네 영역 모두에서 글로벌 허브인 국제단체들과는 참여 주체들의 협업 플랫폼 영역에서 협업하고 있다고 합니다.
SIX가 일하는 방식
그렇다면 SIX가 슈퍼맨도 아니고 UN도 아닌데 그 크고 많은 일들을 어떻게 효율,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SIX의 일하는 방식이자 전략은 다음 세가지로 요약 할 수 있습니다.
1. 모으는 일(Convenning) : SIX의 첫번째 일하는 방식은 사람을 모으는 일입니다. 사회혁신의 출발점이자 종착점은 바로 사람이니까요. 기업, 재단, 대학, 정부, 국제단체, NGO에 있는 사람들을 모으고 더 나은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 어떤 것을 고민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에 대해 각자의 위치에서 생각하는 것들을 나누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고 그것을 통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사회혁신 7단계 프로세스의 1단계와 2단계에 해당하는 일입니다.
SIX는 사회혁신의 미래를 탐구하는 국제연구 컨퍼런스 "Social Innovation Live", 특정 지역의 사회혁신을 촉진시키기 위한 글로벌 이벤트 "Way Finder", 평소 생각하지 못한 사회혁신에 대해 도시 전체가 고민해 보는 지역 축제 "The Unusual Suspects Festival" 과 같은 사회혁신 프로젝트와 행사를 다양한 참여 주체들과 함께 개최하여 사람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2. 역량 세우기(Capacity Building) : SIX의 두번째 일하는 방식은 사회혁신을 위해 사람들의 역량을 키우고 세우는 일입니다. 문제 투성이인 세상에서 문제를 찾는 일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지만 그것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내고 실제 실행하는 일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습과 훈련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당연한 순리입니다.
이일을 위해 SIX는 101가지의 사회혁신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론인 "Skills for Innovation" 을 가지고 참여하는 주체들의 구성원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들과 협업을 통해 미래 사회혁신의 주역인 대학생들이 사회혁신 역량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3. 지식과 학습(Knowledge & Learning) : SIX의 모태인 영파운데이션의 일하는 방식은 "연구(Research)와 행동(Action)"이라고 합니다. 다른 일도 마찬가지지만 사회혁신도 체계적이고 기본기가 충실한 R&D가 받쳐주지 못하면 어느 부분에서든 구멍이 나거나 반대론에 부딪쳤을 때 쉽게 허물어지기 마련입니다.
SIX 또한 제대로된 사회혁신을 지속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글로벌 차원의 연구와 조사 활동을 계속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블로그에 소개할 현재 진행 중인 SIX의 CSR 연구조사 프로젝트도 아시아의 사회혁신을 위해 기업이 해야할 역할과 책임에 대한 것입니다. 이 일을 위해 SIX의 구성원들과 SIX에 협력하는 주체들은 정기 또는 비정기 연구모임과 학습투어를 통해 사회혁신을 위한 지식과 학습을 하나씩 하나씩 쌓아가고 있습니다.
SIX의 임팩트는 무엇인가?
SIX가 목표하는 임팩트는 크게 다섯가지입니다. 첫째는 사회혁신운동을 전세계로 확산하는 것이고, 둘째는 자선(Philanthropy)사업의 임팩트를 증가시키는 것이며, 셋째는 대학들이 자신들의 목적을 사회혁신의 방향으로 다시 생각하도록 도전(Challenge)하는 것이고, 넷째는 통합적인 사회혁신을 위해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며, 다섯째는 조직 혁신을 이루는 일을 강화시키는 일입니다.
SIX의 글로벌 네트워크..
SIX는 영국 국내에서 보다 글로벌 사회혁신 허브로서의 기능이 본질입니다. 그래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북미, 중남미, 호주, 아프리카 등 10개국 25개 대학과 협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와 지속적인 사회혁신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또한, 100여개의 자선재단과 협업을 그리고 80개가 넘는 다양한 조직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언제 어디서나 SIX의 일에 투입되고 협업할 수 있는 각 영역의 최고 전문가 100여명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은 우리나라 단체들의 자문위원들처럼 회의에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 SIX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하는데 파트타임 실무자로서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혁신은 사람, 그리고 함께 만들어 가는 것..
우리 일행은 10월3일 목요일 오후에 런던에 도착했고 바로 다음날 오전에 SIX를 방문하는 바람에 비몽사몽 인터뷰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아쉽다싶어 실례를 무릅쓰고 일요일 점심때 임소정 국장의 집 근처 공원에서 다시 개별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흔쾌히 내어주고 맛있는 점심까지 대접해 주어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임소정국장과 저는 공원 오솔 길을 걸으며 사회혁신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혁신은 그것을 바라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그 중심에 있고 그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과 지식, 생각과 비전을 주고 받으며 협의와 합의를 통해 그 중심을 올바른 방향으로 한걸음씩 앞으로 옮기는 과정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의견에 서로 동의할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는 SIX가 그 역할 중 하나를 맡고 있고 한국에서도 사회혁신을 위한 다양한 사람들과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으니 서로 잘 연결되고 활발한 협업이 앞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같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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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X의 첫번째 방문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 블로그는 SIX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CSR 프로젝트 "Business for Good"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응원해주신 여러분 덕분에 CSR 유럽투어 시즌 3를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귀국하자마자 급한 마음에 블로그를 쓰다보니 내용이 뒤죽 박죽이네요^^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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