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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메가 트렌드(3)_CSR 방식의 확장과 결합_ 공익연계마케팅

by Mr Yoo 2019. 12. 18.



CSR 메가 트렌드(3)_CSR 방식의 확장과 결합

공익연계마케팅(CRM_Cause Relative Marketing)



Just Marketing ..


20193월 파타고니아 창립 멤버이자 리스판서블 컴퍼니의 저자인 빈센트 스탠리와 점심을 함께 할 기회가 있었다. 점심 자리에는 2018년 파타고니아 미국 본사를 함께 방문했던 지인들이 함께 했다. 몇 해 전 파타고니아 부사장직에서 물러난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환경 경영을 강의하기도 하고 경영 고문으로서 파타고니아 해외 지사들을 방문하여 경영철학을 전파하는 등 지금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우리는 그에게 파타고니아 외에 친환경 경영을 잘하는 곳이 어떤 기업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인터페이스가 있다고 대답했다. 우리는 좀 더 큰 글로벌 대기업 중에는 없냐고 물었다. 그는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였다. 우리는 한국에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 자주 소개되고 있는 GE의 에코메지네이션은 어떠냐고 질문했다. 그는 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Terrible”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그 단어에 흠칫 놀란 표정을 보이자 “Just Marketing” 이라고 덧붙였다.




기부와 봉사에서 마케팅으로의 확장 ..



지난 주 설명했듯이 CSR의 시작은 자선 기부였다. 자선 기부와 함께 지역에 오랫동안 기반을 둔 기업의 임직원들이 지역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자연재난과 사고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손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이 임직원 봉사활동의 시작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기업 임직원 봉사단이 회사 내 공식적으로 조직된 것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이 시초였지만 그전에도 이미 임직원 봉사활동은 시시때때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오늘은 CSR 스펙트럼의 확장에서 1단계 자선 기부, 2단계 임직원 봉사활동에 이어, 3단계인 공익연계 마케팅(Cause Relative Marketing_이하 CRM)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기업이 공익활동을 홍보나 마케팅에 활용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자료를 찾아보면 기업가나 기업들이 자선, 공익활동에 기부를 했다는 내용이 신문에 기사화된 것은 산업혁명 시절로 올라갈 만큼 오래되었다. 우리나라도 일제 강점기때부터 이미 기업후원이 신문 기사화되었다. 장학금을 전달하거나 병원을 설립하는 등 좋은 의미의 기사도 있었지만, 당시 언론에 가장 크게 소개된 것은 비행기를 비롯해 전쟁 무기를 일본 총독부에 후원한 기업들의 기사였다. 우리나라 기업후원의 역사는 아픈 곳이 많다



 

자유의 여신상과 우리강산..


기업의 기부나 후원이 언론에 기사화 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스스로 비용을 들여 대중매체 에 공익활동을 광고하고 회사의 유익(수익, 이미지 등)과 연계시킨 것은 언제부터일까?

 

미국에서는 1983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가 자유의 여신상 건립 100주년 수리사업에 자사의 신용카드를 발급하거나 사용하면 일정액을 기부하겠다는 대중매체 광고를 했고 이를 통해 197만 달러를 모은 것이 큰 이슈가 되면서 CRM이 시작되었다고들 알고 있다. 하지만 CSRCRM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미 2차 세계대전 때부터 미국 지역신문들에 기부와 판매를 연결하는 광고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가장 흔한 예가 신문의 제품광고 한 구석에 조그만 글씨로 이 제품의 수익금 일부를 재향군인회에 기부하여 그들의 치료와 자활을 돕습니다라는 문구를 삽입하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가장 잘 알려지고 지금까지도 유명한 CRM1984년에 시작한 유한킴벌리의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캠페인이다.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1960년대부터 시작되었던 국가 주도의 산림 녹화사업, 새마을 운동과 맞물려 일반 대중들에게 거부감없이 친근하게 다가왔고 CRM이 추구하는 가장 큰 목적인 기업의 긍정적 이미지, 평판 높이기에 매우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 각종 언론사가 연말마다 조사하는 기업 평판, 사회공헌 관련 소비자 인지도 조사에서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는 사회공헌 캠페인 부문에서 항상 높은 순위에 들고 있다.



컬러시대 개막과 광고산업의 발달


그렇다면 CRM은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을까? 학자들은 CRM이 활성화된 이유로 대중매체 플랫폼과 광고산업의 발달이 기업의 평판을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서로 상승작용을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중매체에 CRM 본격적으로 등장한 1980년대는 컬러 TV가 전 세계적으로 보급되던 시기였다, 더불어 신문도 흑백 인쇄에서 컬러 인쇄로 바뀌던 말 그대로 컬러 전환기였다. 이런 대중매체 플랫폼 변화는 기업 광고시장의 급속한 발달을 가져왔다. 또한 기업 경영에 대한 법적, 제도적, 사회적 가치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짐에 따라 기업에서는 기업의 평판을 높이는 일이 예전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일이 되었다. 기업 내에 홍보나 광고팀이 주요 부서로 자리잡게 된 시기도 이때부터이다.

 

이런 상황에서 CRM1990년대 미국 광고시장에서 크게 성장했고 여러 성공사례를 거두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에스티 로더의 핑크리본 캠페인'이나, '리즈 클레이본의 가정내 여성폭력방지/반대 캠페인'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리온 초코파이의 (), 초등학교 낡은 책걸상 바꿔주기광고가 1998년부터 4년 동안 진행되어 이슈가 되기도 했다.




CRM을 성공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 임원들이 잊을만 하면 실무자들에게 한 번 씩 하는 말이 있는데 우리 회사도 우리 강산 푸르게 푸르게 같은 사회공헌 한번 해봐이다. 이런 임원들은 대개 홍보나 마케팅 실무 출신들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기업의 꽤 많은 사회공헌팀들이 홍보부에 속해있는 경우가 많아서 더더욱 이런 소리를 많이 듣는다. 국내 대기업에서 사회공헌실무자가 임원이 된 경우를 아직 보질 못했다.

 

말은 쉽게하지만 실상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처럼 사회공헌을 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착한 기업이 성공한다40여권의 마케팅 관련 베스트셀러를 쓴 필립 코틀러 교수는 CRM의 성공요소로 진정성상품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진정성은 공익성’ ,‘윤리성’, ‘지속성으로 다시 나눠지는데 공익성CRM 아이템의 공익성이 명명백백해야 한다는 것이고, 윤리성은 CRM을 추진하는 기업의 윤리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지속성은 말 그대로 꾸준히 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CRM에서 진정성 문제로 자주 제기되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즉 실제 공익 사업비보다 광고비가 훨씬 더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상품성은 두 가지 측면을 의미한다. 하나는 CRM을 통해 판매하려고 하는 제품의 상품성이다. 아무리 광고 캠페인을 잘해도 제품 자체의 제품성이 떨어지면 안 팔리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는 CRM의 상품성이다. CRM의 상품성은 이슈성’, ‘공감성’, ‘상품성을 말한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공익 캠페인을 한다고 하더라도 대중이 별로 관심 없는 이슈를 선택하거나 좋은 이슈를 선정하더라도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못하는 광고 방법을 쓴다거나 광고나 캠페인 자체의 상품성이 떨어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공익성, 윤리성, 지속성, 상품성, 이슈성, 공감성 등을 고루 갖춘 CRM을 만들고 꾸준히 진행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CRM 바람을 일으켰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카드는 자유의 여신상 프로젝트 이후 U2와 함께 AIDS 환자를 돕는 레드카드캠페인을 지속하는 등 사회, 환경 이슈와 결합한 CRM을 지속하며 진정성과 상품성을 지금까지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또한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광고의 뒤를 받쳐주는 탄탄하고 세밀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다. 학교 숲 가꾸기, 신혼부부 나무심기, 몽골사막 나무심기, 북한 숲 가꾸기 등 오랜 캠페인 기간 동안 시의 적절하게 다양한 나무심기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성과 상품성을 유지하고 있다.

 

CRM은 인터넷 발달 이후 새로운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밀레니얼세대들이 전통적인 대중매체인 TV나 신문을 보지 않고 대부분 유투브, 페이스 북 등을 통해 컨텐츠를 접하기 때문에 CRM도 광고보다는 SNS를 통한 입소문으로 확대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사례가 신발 한 켤레를 사면 한 켤레를 기부하는 미국 기업 탐앤 탐스의 경우로 페이스 북에서 헐리우드 유명배우들이 탐앤 탐스의 신발을 신은 사진들을 공유하면서 순식간에 회사가 성장했다.




밀레니얼 시대의 CRM..

 

또 하나의 변화는 이제 노골적인 공익 메시지를 광고를 통해 전달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전히 TV나 신문광고를 통해 CRM을 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그것은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된다. 밀레니얼 세대의 CRM은 공익성을 겉으로 노골적으로 들어내기 보다는 이런 제품을 써 봤는데 되게 좋더라, 그런데 이걸 쓰면 환경 오염도 다른 제품보다 적다고 하던데..’ 라는 소비자들의 자발적 입소문(Viral Marketing)이 중요하다.

 

최근 우리나라 SNS에서 갓뚜기‘LG는 마케팅 빼고 다른 건 다 잘해라는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컨텐츠들이 큰 이슈가 된 것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른 것이다. 이러한 CRM 방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만히 살펴보면 CRM의 본질적인 부분인 진정성과 상품성은 여전히 중요한 것을 알 수 있다. 오뚜기나 LG가 진정성이나 상품성에서 문제가 있었다면 그 정도로 이슈가 되지 않고 금방 사그러 들거나 오히려 역풍을 맞았을 가능성이 크다.


CRM은 사회공헌담당 임원들이 생각하는 좋은 공익 광고 아이템 찾기 수준의 간단한 일이 아니다. 기업이 경쟁기업보다 더 나은 진정성과 상품성을 갖는 일은 기업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애를 써도 쉽지 않은 일이다. 진정성과 상품성 자체를 좋게 하면 굳이 돈 들여 CRM을 하지 않아도 그 기업의 평판은 올라간다. 진정성과 상품성이 받쳐주지 못하는 CRM은 소비자들에게 별 감흥을 주지 못한다. 빈센트 스탠리가 "Just Marketing" 이라고 했던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일 것이라 추측한다.

 

이제 많은 돈을 들여 광고를 통해 기업의 이미지를 좋게 하던 시대는 점점 저물어 가고 있다. 기업 경영과 상품, 그 자체에서 진정성과 상품성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기업들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다가가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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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주말에 다른 급한 일을 좀 하느라고 블로그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양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다음 주엔 CSR 스펙트럼 확장(4) 전략적 사회공헌을 이어가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책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서 알립니다. 이번 주 부터 온라인 판매 시작했습니다. 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는 군요. 스텝 바이 스텝!!    책사러 바로 가기  ☞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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