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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CSR 체계(2)_ CSR체계의 기본 구조 _ (1)비전체계

by Mr Yoo 2020. 2. 8.



CSR 체계의 기본 구조

(1)비전체계



사회복지에서 경영으로...


시스템 어프로치를 '스스로' 처음 고민했던 날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조금 뻥을 보태면..)하다. 2006년 10월 어느 날.. 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 배분팀 대리였다. 공동모금회의 10월은 내년 계획을 수립하는 시기다. 나는 그때 2007년 전국단위 기획사업의 기획안을 작성하면서 커다란 벽에 막혀 있었다. 그 벽은 성과관리 방안이었다. 기획 중인 전국단위 프로젝트의 성과를 어떻게 하면 최대치로 끌어 올릴 수 있을까에 대한 성과관리 방안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았다. 


모금회에 입사하기전 E기업에서 일했을 때에는 성과관리 체계가 있었는데 모금회에 들어와 보니 성과관리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배분팀 선배들에게 물어봤더니 배분사업 실행 안내서를 보여주며 이렇게 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모금회 배분사업 실행 안내서에는 배분 대상을 어떻게 선정하고, 사업비를 어떻게 나눠주고, 어떻게 잘 쓰고 있는지 점검하고, 사업결과 보고서를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은 있었다. 그래서, 행정적으로 사업비가 딴곳으로 셀 틈은 없었지만 사업 자체의 성과를 어떻게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할지에 대한 방법은 나와 있지 않았다. 다시 그 부분을 선배들에게 물어봤다. 선배들의 대답은 "사업 담당자가 열심히 잘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이 말을 풀이하면 모금회 실무자 한사람의 역량과 열심에 따라 수십, 수백억이나 되는 모금회 사업의 성과가 좌지우지 된다는 것이다. 나는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다. 


점심시간에 길건너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뭔가 생각이 잘 나지 않을때 서점을 찾는 버릇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도서검색 시스템에 '프로젝트 성과관리' 라는 단어를 입력했다. 몇 개의 책이 검색되었는데 그 중 영어 원서인 "Project Management"가 눈에 띄었다. 원서 코너에 가서 그 책을 꺼내 펼쳤다. 1,000페이지가 넘는 책에는 온통 시스템 어프로치에 대한 내용이 가득했다. 뭔소리인지 잘 몰랐지만 책속에 길이 있을 것 같아 거금 5만7천원을 주고 그 책을 사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다음 해 2007년 봄, 나는 그 책을 교과서로 가르치는 대학원에 입학하게 되었고 그곳에서 PMP(Project Management Professional)자격을 얻었다. 이후 박사과정에서 CSR 체계와 전략을 연구했다. 나는 그렇게 사회복지에서 경영으로 공부의 좌표를 이동했다.




CSR 체계의 기본 구조


공공영역의 프로젝트 성과관리는 미국 국방부가 2차 세계대전때 짧은 시간안에 더 많은 무기를 만들어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후 냉전시대 NASA의 우주개발과 미국의 대륙간 핵미사일 개발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더 세밀하게 발전했다. 민간영역에서는 20세기 초 기업에서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거나 대단위 생산시설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PM체계를 만들었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국가주도 경제개발을 추진하면서 기술이전을 한 일본과 미국의 엔지니어들로부터 PM을 배웠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대규모 토목, 건설, 설비, 개발 프로젝트가 아닌 일반 경영차원에서 PM을 도입한 것은 1990년대에 이르러서이다. 이후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는 과정에서 PM은 IT산업계의 기본 상식이 되었다.   


대학원에서 PM을 강의했던 교수님은 미국에서 공공개발 프로젝트의 PM을 연구했던 분이셨는데, 수업시간에 PM체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몇번이나 강조하셨다. PM이 프로젝트의 '실행체계' 관리에 대한 부분이라면 그것의 바탕에는 조직의 기본체계인 '비전체계'와 '지속 및 개선체계'가 안정적으로 잘 자리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조직의 기본체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다면 PM체계를 아무리 잘 만든다고 해도 기반이 흔들리기 때문에 PM이 잘 될리 없다는 것이었다. 


이후 여러회사의 CSR 담당자를 거치면서 회사를 옮길때마다 가장 처음하는 일이 위의 그림과 같은 CSR 기본체계를 확인하고 개선하고 다시 그리는 일이었다. CSR 체계의 기본 구조는 비전체계, 실행체계, 지속가능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비전체계 _ 우리는 어떤 기업이 되고 싶은가?


지난 주에 설명했듯이 2000년대 중반 이후 특히 2010년을 지나면서 글로벌 리딩 기업들의 CSR 비전과 미션은 비즈니스의 비전과 미션으로 통합되고 있고, 비전과 미션도 하나의 완성된 문장 '미션 선언문' 으로 결합하고 있다고 했다. 하나의 완성된 미션 선언문을 처음부터 "짠!!" 하고 만들면 참 좋겠지만..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글로벌 리딩 기업들의 경우 이 문장 하나를 만드는 데에만 수년의 시간과 막대한 거금을 들이고 있다. 왜냐하면 그것이 그 기업의 미래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지향점이기 때문이다.


CSR 비전체계는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로 구성된다. '비전'은 CSR을 통해 우리기업이 최종적으로 이루고 싶은 모습 또는 이상향을 의미한다. CSR과 비즈니스가 통합되면 이것은 당연히 하나가 된다. '미션'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우리기업이 항상 가장 중요하게 해야 할 일을 의미한다. '핵심가치'는 비전과 미션을 이루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순간에 기준이 되는 가치들이다.





비전과 미션은 개념을 설명하고 이해하는 것 보다 실제 사례를 많이 보는 것이 체계를 수립하는데 더 필요하고 실질적인 일이다. 2019년 기준 지속가능경영, CSR을 리딩하는 5개 기업(유니레버, 파타고니아, 이케아, 인터페이스, 나뚜라)의 비전과 미션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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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니레버 : 우리의 목적은 일상 생활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만드는 것이다 (비즈니스와 CSR 비전/미션 통합).


(유니레버의 설명) 왜냐하면 대답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세상에 더 좋은 일을 하기 위한 힘이 될 기회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우리는 좋은 일을 행하는 것이 더 나은 사업을 위한 일이라고 믿습니다.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가장 좋은, 그리고 유일한 방법 은 미래에 지속가능한 비즈니스와 서비스를 지금 사회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0년 전 우리는 Unilever Sustainable Living Plan을 시작했습니다. 이 계획은 환경 발자국에서 성장을 분리하고 긍정적인 사회적 영향을 증가시키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우리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행동함으로써 수백만의 삶을 변화 시켰습니다. 남녀 평등, 공평, 기후 행동, 건강한 식생활, 위생, 지속 가능한 구매, 플라스틱 폐기물,  그리고 더 많은 것들입니다. 이런 행동과 조치는 비즈니스에 손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그것은 반대입니다. 이를 통해 브랜드의 수익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며 위험을 완화하고 이해 관계자 간의 신뢰를 구축 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를 목표로 하는 것은 장기 성장을 달성하는 가장 좋고 유일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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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타고니아 : 우리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비즈니스와 CSR 비전/미션 통합).

 

(파타고니아의 설명) 우리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 사업을 이용하고, 자원을 투자하고, 목소리를 높이며, 때로는 상상력을 활용합니다. 파타고니아는 등반장비를 만들던 작은 회사에서 출발해,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클라이밍, 서핑, 트레일러닝, 산악자전거, 스키-스노보드, 플라이낚시 관련 제품을 판매합니다. 이들 스포츠는 모두 엔진이 존재하지 않는 조용한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이들 스포츠의 보상은 메달이나 순위, 관중의 환호가 아닌, 힘겹게 얻어낸 개인적인 영광의 순간과 자연과의 교감입니다. 이것이 파타고니아가 추구하는 ‘알피니즘(Alpinism)’입니다.


그러나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이 ‘알피니즘’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싸우는 이유이며, 우리의 시간과 노력, 그리고 매출의 1%를 전세계 수백 곳의 풀뿌리 단체에 지원해 그들이 환경을 위해 싸울 수 있도록 돕는 이유입니다. 그렇다고 나무 한 그루를 살리기 위해 숲을 잃는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생물다양성, 경작 가능한 토양, 산호초, 신선한 물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지구 온난화의 다양한 현상 뿐 아니라 본질과 원인에 보다 집중하고 있습니다. 


창립 후 40년 넘게 핵심가치를 진실되게 지켜온 결과, 파타고니아는 직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40년 넘게 회사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를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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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케아 : 긍정적 임팩트의 창조(비즈니스와 CSR 비전/미션 별도 존재).


(이케아의 설명) 우리는 협력회사 및 고객과 함께 지속 불가능한 소비, 기후 변화 및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행이도, 우리 회사의 규모와 비즈니스 범위를 생각할때 우리의 행동으로 긍정적 변화(임팩트)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속가능한 IKEA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우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선형에서 원형(순환경제방식)으로, 자연에 의존하고 자원을 소모하는 방식에서 재생성하는 방식으로 전환하고자 합니다. 이런 전환은 IKEA 비즈니스의 미래, 가치 사슬 및 우리의 비즈니스 참여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의 생계를 보장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치있는 것을 추구하는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IKEA의 기업문화는 일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어떻게 하는가, 즉 방법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참고 : 비즈니스 비전/미션) 매일의 일상에서 더 나은 집을 창조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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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페이스 : 기후 되돌려 놓기 (비즈니스와 CSR 비전/미션 통합).


(인터 페이스 설명) 우리는 더 이상 제로(탄소배출 제로)를 목표로(만)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매일 제로로 삽니다(를 목표로 합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인 Climate Take Back(기후 되돌리기는)은 일상적인 비즈니스에서 탄소배출 제로를 실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일상에 적합한 기후로 되돌리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임무는 인류가 직면 한 가장 큰 도전인 지구 온난화를 극복하는 것입니다. 더 이상 우리가 비즈니를 통해 산출하는 피해를 제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아가 예전의 기후로 되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구를 회복시키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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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뚜라(브라질 화장품 기업)  : 1969 년 이래로 Natura는 개인과 자신, 타인 및 자연과의 조화로운 관계를 장려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작하고 판매하는 것이 존재의 이유입니다. (비즈니스와 CSR 비전/미션 통합).


(나뚜라의 설명) 우리의 믿음 _ 인생은 관계의 사슬입니다. 모든 것이 상호 의존적입니다. 귀중한 관계는 위대한 인류 혁명의 기초입니다. 개선을 위한 노력은 개인, 조직 및 사회를 발전시킵니다. 진실에 대한 약속은 관계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입니다. 개인의 다양성이 클수록 전체의 부와 활력이 커집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선입견과 조작이 없어야 합니다. 기업의 가치와 지속은 지속 가능한 개발에 기여할 수있는 능력과 관련이 있습니다.


헌신의 아름다움_우리의 헌신은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에 대한 것이기도합니다. Natura는 브라질과 라틴 아메리카에 사회 및 문화적 이니셔티브를 지원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두 가지는 공교육을 지원하는 Instituto Natura와 브라질 문화의 중요한 측면을 보존하기 위해 브라질 음악을 홍보하는 Natura Musical입니다.




지속가능한 환경과 사회, 그리고 가치를 만드는 일..


보다시피, 비즈니스 비전/미션과 CSR 비전/미션이 결합된 유니레버, 파타고니아, 인터페이스, 나뚜라는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 일이 기업과 비즈니스의 존재 이유라고 선언하고 있다. 두 가지를 별도로 내세우는 이케아의 경우도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실제로 이케아의 비전 설명자료에는 CSR 비전/미션은 비즈니스 미션/비전에 기반하고 강하게 결합되어 있다고 나와 있다.


이 기업들은 알다시피 각 산업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리딩 기업들이며 브랜드 그 자체로 고객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 기업들의 비전/미션체계는 통합된 비전/미션 선언문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사회와 환경적 가치 그리고 고객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비전/미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세계 1위 기업이 된다거나 산업을 선도하는 리딩기업이 되겠다는 성장과 성공 중심의 비전과 미션은 보이지 않는다.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1953년에 출판한 '경영의 실제'에서 성장과 성공을 지속하고 싶은 기업이 있다면 바로 고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에 집중하라고 했다. 그는 기업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미션은 '고객가치를 창조하는 일이다' 라고 했다. 


2020년의 고객, 그리고 2030년의 고객들은 어떤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세계 1위 기업,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일까? 아니면 지속가능한 사회와 환경을 만드는 일에 기업의 존재 이유와 비즈니스의 목적이 있다고 선언하는 기업일까? ......    




비전체계 만드는 방법....


... 은 (2)실행체계와 (3)지속가능체계를 다음주, 다다음 주에 설명한 이후에 한꺼번에 묶어서 CSR 체계 만들기로 설명하려고 합니다. 한주에 하나씩만.. 너무 급하게 가면 체합니다. 급하게 필요하신 분은 메일로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gogo1974@hanmail.net


Balanced CSR 유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