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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코로나 19 시대의 기업사회공헌(1)_네이버 온스테이지

by Mr Yoo 2020. 8. 22.

네이버 문화재단 홈페이지 

코로나 19 시대의 기업사회공헌 (1)

온 스테이지_온라인 문화예술 사회공헌의 세가지 전략 

 

취미가 뭔가요?

 

그럴 일이 거의 없겠지만 누군가 나에게 '취미가 뭔가요?'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음악듣기' 라고 대답할 것이다. 자정이 넘으면 하루 과업을 대충 마무리하고 헤드폰을 낀 후 의자에 삐딱하게 걸터앉아 두 다리를 책상에 올린 후 노트북으로 유튜브 음악공연을 감상하는 것이 나의 유일한 취미이자 힐링의 시간이다.     

 

책을 제외하면 나의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음악에 관한 것들이다. 돈 많은 오디오 매니아들에게는 아주 저렴한 입문용 기기이지만 내 방엔 그럴싸한 오디오도 있고, 헤드폰도 제법 가격이 나가는 제품이다. 집에서 요리나 설거지, 청소를 할때도 항상 블루투스 스피커나 이어폰으로 노동요를 듣는다. 제대로 된 오디오룸을 갖는 것이 평생에 꿈이기는 하나 실현 여부는 매우 불투명하다.   

 

그런 내가 요즘 최애하는 유튜브 음악공연 사이트는 "온 스테이지"이다. 

 

이번 주 부터 다섯번에 걸쳐 코로나 19시대의 기업사회공헌(CSR이 아니다)을 연재할 예정이다. 지난 3월부터 이 주제로 블로그를 써달라는 요청이 쬐금 있었지만 상반기는 일단 지켜보기로 했고, 7월에 좀 잠잠해지길래 굳이 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광화문에서 미치광이들이 날뛰는 바람에 다시 코로나가 창궐하니 열받은 마음을 진정시킬 겸, 또 지금 아니면 언제 쓸까 싶어 한번 정리해 보기로 했다.

 

오늘은 그 첫번째 시간이다. 

 

 

 

작년 말과 올해 초에 걸쳐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의뢰를 받아 '과학기술문화분야 기업사회공헌 활성화 방안' 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리고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 IBM코리아 CSR팀 신지현부장을 초청했다. 신지현부장에게 온라인 기업 사회공헌에 대한 발표를 부탁했는데, 그녀는 이렇게 의견을 제시했다.

 

"오프라인으로 하던 사회공헌을 성급히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간, 임시적으로는 그렇게 대응할 수 밖에 없겠지만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제대로된 전략, 방향성 없이 임기응변으로 대응한다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온라인 사회공헌이 오프라인 사회공헌보다 자원이 적게 들어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건 아주 큰 오해입니다.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사람들의 눈 높이가 이미 상향 평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오프라인 컨텐츠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과 노력이 들어가야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코로나 19 확산 이후 대면 사회공헌, 특히 임직원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몇몇 기업들이 서둘러 온라인 방식을 사용했다. 임직원 멘토링이나 대면 교육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전환했지만 실험으로는 의미가 있었을지 몰라도 오프라인 만큼의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아직 시작, 실험단계이니 이후 업그레이드 상황을 살펴봐야겠지만 온라인 도구를 사용해서 사회공헌을 한다는 것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모두가 실감한 상황이다.  

 

신지현부장의 말처럼 온라인 컨텐츠에 대한 전략, 방향, 전문성 없이 오프라인용으로 디자인된 프로그램을 전달 형식만 온라인으로 바꿀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올해 상반기 대학들은 거의 대부분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했는데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으로 중계만 하는 형식이어서 교수나 학생 모두가 힘들었고 학습성취도나 만족도도 낮았다. 온라인 컨텐츠로만 본다면 그동안 은근히 무시했던 사이버대학의 컨텐츠들이 훨씬 질이 좋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원론적인 대안보다는 실제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네이버 문화재단의 '온스테이지 2.0'을 소개한다.

 

 

네이버 문화재단..?

 

네이버는 2005년 강원도 정선 예미초등학교에 첫번째 '우리학교 마을도서관'을 설립하면서 문화관련 공익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전국으로 우리학교 마을 도서관 사업을 확대하던 중 2010년에 사업 영역을 책에서 음악으로 확장한다. 주류를 거부하거나 주류에 막힌 젊은 인디음악가들을 지원하자는 차원에서 사업구상을 했고 2010년 5월 NHN문화재단을 설립, '숨은 음악, 세상과 만나다. 온 스테이지'의 문을 열었다.

 

2011년 네이버 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꾼 후 우리학교 마을 도서관 설립, 이동도서관 책 읽는 버스, 온스테이지에 이어 2014년부터는 보다 문학적 가치에 몰입한 '열린연단 : 문화의 안과 밖' 주제 강연을 시작했다. 틈틈히 젊은 신진 작가를 발굴하여 전시회를 여는 프로젝트 '헬로 아티스트'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작년 2019년에는 한글 글꼴을 예술화하는 한글캠페인 '마루 프로젝트'를 런칭했다. 

 

 

    

온라인 사회공헌의 첫번째 전략 : 고 퀄리티 콘텐츠..

 

유튜브 온스테이지 2.0 사이트를 가면 입이 떡 벌어진다. 나 같은 노트북 감상가들에게는 천국이다. 이렇게 많은 고 퀄러티의 공연들이 모두 무료다. 짜증나는 중간 광고없이 공개되어 있다. 심지어 시작광고도 비영리 단체들을 위한 PR광고다. 정말 행복해서 입이 찢어질 정도다.

 

온라인 사회공헌의 첫번째 전략은 고 퀄러티 콘텐츠 전략이다.  백문이 불여일견... 쓸데없는 설명보다 직접 눈과 귀로 체험하는 것이 낫다. 보시라.

 

 

이날치 - 범 내려온다 (바로시청 ☞ 클릭)

 

           

보시다시피...  온스테이지 2.0의 영상과 음악의 퀄러티는 매우 높다. 전혀 어설프지 않고 메이저 방송사들의 음악 프로그램과 견주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오히려 톡톡튀는 감각이 살아있다. 2010년 온 스테이지를 시작한 이후 10년이라는 짧지않은 시간동안 벽돌 쌓듯이 하나 둘 쌓아올린 수백개의 컨텐츠들이 온라인 아카이브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그 벽돌 하나하나가 다 예술품이고 소장가치가 있는 것들이다.

 

코로나 19 때문에 기업사회공헌의 모든 방식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지는 않겠지만 전문가들이 예상하는데로 코로나 19와 같은 상황이 앞으로 지속, 반복 된다면 기업사회공헌 포트 폴리오의 일정 부분은 어쩔 수 없이 온라인이 차지할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온라인으로 할 수 있는 사회공헌은 무엇일까?

 

아마도 교육과 문화예술 부분이 가장 빠른 전환 대상이 될 것이다. 교육과 문화예술분야는 콘텐츠만 잘 만든다면 오프라인으로 하는 것 보다 확산과 지속 비용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네이버 문화재단의 온 스테이지는 문화예술 사회공헌에서 온라인 콘텐츠의 퀄리티가 얼마나 중요한 부분임을 실체로 보여주고 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공헌을 하는 기업들이 앞으로 온라인 컨텐츠 제작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면 퀄러티를 위해 과감히 투자하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온스테이지2.0] SINNOI(신노이) - 한강 클릭 ☞ 영상보기

 

 

온라인 사회공헌의 두번째 전략 : 다양성 추구

 

온 스테이지 2.0의 또 다른 미덕은 다양성 추구이다. 여기에서 바로 '공익성' 이 발현된다. 상업방송은 트렌드를 따라 갈 수 밖에 없다. 요즘은 성악가나 아이돌 가수들도 방송에 나와 모두 트로트를 부른다. 한국 사정을 잘 모르는 외국인들이 보면 한국사람들은 전부 트로트만 듣고 부르는 줄 오해할 수 있겠다 싶다.

 

온 스테이지 2.0은 다양한 음악가들을 발굴한다. 인디라는 범주 하나로 묶을 수 없을 만큼 훨씬 폭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음악가들을 찾아내 그들과 함께 아주 매력적인 온라인 공연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예술의 진정한 가치는 다양성에서 나온다. 다양성이 거세된 예술은 선동과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면에서 온스테이지 2.0은 얌전한 (모두 관람가) 수준에서 다양성을 최대한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성 추구의 가치는 빛을 보지 못했던 신진 음악가들에게 기회의 문을 제공한다. 온 스테이지 2.0의 조명을 받은 신진 음악가들은 유리구슬처럼 빛난다. 이 무대를 통해 알려진 음악가들이 더 큰 무대에 초청을 받고 주류 무대로 진출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양성 추구와 고 퀄러티 전략은 상호 보완관계이자 시너지 효과를 낸다. 신진 음악가들은 자본과 무대가 없기 때문에 실력이 있어도 고 퀄러티의 콘텐츠를 만들 수 없다. 온 스테이지 2.0은 다양성과 퀄러티를 동시에 보장함으로써 들어나지 않았던 보석같은 음악가들이 제대로 된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끔 한다. 이것이 반복되면 은둔고수들이 하나 둘 온스테이지 2.0의 무대에 서게되고 이 선순환이 반복되면 고 퀄러티와 다양성은 자전거의 앞뒤 바퀴처럼 하나도 돌아가게 된다.        

 

현재 문화예술 온라인 사회공헌을 기획하고 있는 대부분의 기업이나 문화재단들이 유명하고 비싼 예술가들의 공연과 작품을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 그것도 의미가 크겠지만, 좀 더 가치있는 공익성, 미래세대를 위한 예술발전의 가치를 위해서는 아직 세상에 빛을 보지 못한 원석들을 발굴해내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고 퀄러티!! 그리고 다양성 추구!!

 

 

 [온스테이지 플러스] 28. 장필순 -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

 

 

온라인 사회공헌의 세번째 전략 : 웹 아카이빙

 

온라인 사회공헌의 가장 큰 장점은 무한대의 웹 아카이빙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단 전제는 좋은 콘텐츠이다. 온스테이지 2.0은 다양한 인디 음악가, 신진 음악가를 발굴하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지만.... 추억으로만 기억되는 음악가들을 위한 새로운 아카이빙의 기회이기도 하다. 

 

그때 그시절 들었던 그 음악들을 소환해 다시 지금의 무대위에 세우고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 지금의 음악으로 기록을 남긴다.

 

군 전역 후 편의점에서 밤샘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주 들었던 장필순 누님의 '나의 외로움이 너를 부를 때'를 얼마전 온스테이지에서 다시 들었다. 살짝 눈물이... 25년의 시간이 쌓인 필순 누님의 목소리가 정말 아름다웠다. 

 

온 스테이지의 다양성은 음악의 다양성 만큼이나 세대의 다양성도 추구하고 있다. 그것이 아카이빙이라는 방식으로 구현되는 모습이 나는 정말 좋다.

 

온라인의 미덕은 무한대의 기록이 가능하고 그것이 무한대로 전파, 확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웹 아카이빙을 생각하고 온라인 사회공헌을 기획하면 좋겠다.

 

단지 코로나 19에 일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을 잠시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럴거면 지금은 그냥 쉬자... 

 

온라인 사회공헌은 나름의 전략과 방향이 필요하다. 온라인 사회공헌을 통해 무엇을 이루려는지에 대한 비전, 큰 그림 없이 방법론으로만 생각한다면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온 스테이지의 "고 퀄러티 콘텐츠, 다양성 추구, 웹 아카이빙 전략"은 문화예술분야의 온라인 사회공헌을 준비하는 모든 기업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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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 입니다. 온 스테이지 2.0 강추입니다.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참고로 저는 네이버 문화재단 사람들을 단 한사람도 모릅니다^^ 그저 팬일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