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보공개
숫자와 데이터로 말해요. ^^
개하고 소에겐 미안한말이지만...
요즘 언론의 ESG 보도를 보면 개나 소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개나 소나 ESG 다". 물론, 개소에 해당하는 기사들은 기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는 아니다. 기업 홍보팀들이 홍보예산으로 언론사에 뿌린 기사들이다. 아무리 ESG가 대세라고 하지만, 아무데나 ESG를 갖다가 붙이고 있으니, ESG 경영에 대한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특히, 우리나라를 대표한다는 그룹사들이 개념없이 개소 ESG 홍보기사를 내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못해 화가난다. 리더 역할을 하는 그런 그룹사들의 잘못된 홍보기사는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다른 기업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연달아 개소 ESG 기사가 나오는 악순환을 만들게 된다.
ESG 경영에 대한 바른 시각을 갖추고 제대로된 분석기사를 내는 언론사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그룹사와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ESG 홍보기사는 ESG 경영 전체를 혼탁하게 하는 악영향을 미칠뿐이다.
전문가의 기고문도 믿지 마시라...
얼마전 대기업 홍보대행사로부터 연락이 왔다. 이 블로그를 봤다면서 기업 홍보 블로그에 실을 ESG 기고문을 하나 써달라고 했다. 그러겠다고 했더니, 바로 메일이 왔다. 메일을 열어봤더니 "OO기업의 최근 OOO ESG 활동을 부각시켜주는 내용으로 원고를 요청합니다." 라고 써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내가 쓰고 싶은 내용으로 써서 보내줬다. 바로 메일이 왔다. "저희가 요청한 내용에는 OO기업의 OOO ESG 활동이 들어가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원고를 실을 수 없습니다." 바로 답메일을 보냈다. "저는 OO기업의 OOO ESG 활동을 잘 모릅니다. 내용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원고를 쓸 수 없습니다. 원고를 원하신다면 그 활동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 답메일이 오지 않았다.
최근 주요 언론사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매체에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ESG 관련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수십만원의 원고비를 받기 때문에 원고비를 주는 쪽이 기분 좋을 내용으로 써주면 좋겠지만, 내막을 자세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이나 특정 활동의 홍보를 위해 PPL 원고를 써주는 것은 객관적인 입장을 취해야할 전문가의 일은 아닌 것 같다.
나는 ESG 전문가도 아니지만, PPL 원고를 쓸 깜냥도 되지 않는다. 정말 좋은 기업과 정말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하면 PPL을 요구하지 않아도 이 블로그에 홍보글을 잔뜩 쓸 것이다. 혹시 PPL 원고를 부탁할 생각이라면 연락하지 마시라.
ESG 경영은 숫자와 데이터로 표현하는 것이다.
ESG 경영은 ESG 경영과 관련된 데이터를 숫자로 공개하는 것이 기본이다. 데이터 공개는 일반적으로 GRI 스탠다드, CDP, SASB, DJSI와 같은 ESG 공개 또는 평가 글로벌 가이드 라인을 따르면 된다.
2019년 코카콜라의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물사용과 관련된 그래프를 볼 수 있다. 이 그래프는 2011년부터 2019년까지 코카콜라가 제품을 생산하면서 사용한 물의 양과 물 환원 프로젝트를 통해 환원한 물의 양, 그리고 코카콜라 1리터를 생산하면서 사용하는 물의 양의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래프를 자세히 보면 2011년에는 코카콜라 1리터를 생산하기위해 2.16리터의 물을 사용했지만, 2019년에는 1.85리터의 물을 사용한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즉, 코카콜라는 수자원을 절약하기 위해 꾸준한 설비개선과 기술개발을 통해 지난 8년동안 코카콜라 1리터당 0.31리터(약 14.3%)의 물을 절약한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ESG 경영에 대한 정보공개는 데이터와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ESG 경영이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이렇다할 데이터와 숫자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10여년전부터 지속가능보고서를 꾸준히 발간해온 기업들은 대개 GRI 스탠다드와 CDP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데이터의 범위와 신뢰도 측면에서는 아직 글로벌 리딩 기업을 따라가기엔 갈길이 멀다.
데이터 공개도 글로벌 가이드 라인에 나온 순서대로 주욱~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업의 ESG 경영에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고 이를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쉽게 알 수 있도록 시각화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코카콜라는 음료기업으로 수자원 사용과 환원이 ESG 경영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관련 내용을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것이다.
숫자로 말하는 파타고니아...
비상장 기업이지만, 꾸준히 환경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는 파타고니아의 경우도 숫자로된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다. 2019년에 발간된 2018년 파타고니아 환경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 발송하던 제품을 유럽 현지 공장에서 배송하는 시스템으로 변경하여 기존대비 94%의 CO2 배출을 줄였으며, 공정무역인증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추가급여 또는 지원금을 받은 협력업체의 직원 수가 49,200명이라는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제품과 제품라벨에도 ESG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 위에 보이는 T셔츠는 4.8개의 PET병을 재활용한 섬유 50%와 0.26 파운드의 재활용 면조각 50%를 혼합해서 만들었으며, 제조과정에서 기존 제품대비 63갤론의 물을 절약했다는 정보가 제품 안쪽과 라벨에 인쇄되어 있다.
숫자화된 목표와 숫자화된 성과공개
지속가능경영, ESG가 어느정도 내재화된 기업들은 너나할 것 없이, ESG 경영과 관련된 숫자화된 목표와 숫자화된 성과를 공개하고 있다. 유니레버가 공개한 지난 10년간의 USLP 요약표를 보면 숫자화된 목표와 숫자화된 성과가 무엇인지를 잘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니레버는 2010년 USLP를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자사의 모든 비즈니스 가치사슬에서 환경영향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매우 당찬 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매년 그 성과를 숫자로 공개했다. 10년이 지난 후 잘된 것도 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것들도 있다.
주요 생산공장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비율을 부지런히 높인 결과, 에너지 사용영역에서 2008년대비 75%의 CO2를 절감한 것은 자랑할 만한 성과이지만, 소비자 구매 후 사용영역에서 물사용 부분을 전혀 줄이지 못한 실패한 결과도 공개하고 있다.
아모레 퍼시픽 지속가능보고서 홈페이지 바로가기 ☞ 클릭
유한킴벌리 지속가능보고서 홈페이지 바로가기 ☞ 클릭
외국 기업만 잘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홈페이지에 지속가능보고서 마이크로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한눈에 직관적으로 숫자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2022년까지 700톤의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숫자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2010년부터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해온 유한킴벌리는 홈페이지와 지속가능보고서에 경제, 사회, 환경성과를 숫자로 공개하고 있다. 공개된 숫자들을 보면 급격하게는 아니지만 꾸준하게 사회, 환경성과를 높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영역을 잘아는 사람이 아니면 제시된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를 수 있다는 점을 앞으로 보완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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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아무거나 갖다 붙인다고 해서 ESG 경영이 되는 것은 아니다. ESG 경영에서 요구하는 데이터와 숫자들은 ESG 글로벌 가이드 라인을 보면 다 나온다. 세상을 혼탁하게하는 쓸데없는 ESG 홍보기사를 낼 에너지와 비용, 시간으로 제대로 된 ESG 데이터와 숫자를 만들어 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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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다음 주에는 환경경영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ESG 관련 교육 문의는 이노소셜랩으로 바로가기 ☞ 클릭
연구사업 발표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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