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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ESG 경영 실행단계 (2) _ 전환, 오래된 디젤 트럭을 고쳐쓰지 마라!!

by Mr Yoo 2021. 4. 25.

Mr Yoo

ESG 경영 실행단계(2)_전환

오래된 디젤 트럭을 고쳐쓰지 마라!!

 

이게 ESG 인가요?

 

요즘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ESG, CSR 실무자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이사님, 이게 ESG에 해당하나요?" 이다. 그럼, 나는 이렇게 되묻는다. "이 활동이 그쪽 기업에서 발생하고 있는 사회, 환경적 문제를 실제적으로 개선하거나 해결하는데 유의미한가요?" 실무자들은 이렇게 답한다. "유의미한 것 같기는 한데, ESG에 어떤 부분에 해당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ESG 지표와 딱 떨어지게 맞는 부분이 있으면 위에 보고하기가 참 좋을 것 같은데요."

 

ESG에 대한 얘기의 흐름이 연초에는 ESG 투자로 흐르더니, 3월부터 ESG 평가 지표로 가고있다. 특히, ESG에 돈 냄새를 맡은 언론사들이 자체적으로 K-ESG 지표를 만들고 평가를 하고 상을 준다고 한다. UN SDGs를 팔아먹으며 거의 사기꾼짓을 하고 있는 NGO 한 곳은 자기들이 국내 주요 기업들의 ESG 평가를 한 후 그 의견서를 글로벌 투자사들에게 보내겠다고 한다.

 

ESG 경영을 평가지표에 끼워 맞춰야되는 것으로 설명하는 언론, 컨설팅사, NGO 들은 사기꾼, 양아치들과 다르지 않다.  이들은 이렇게 말하며 기업을 현혹할 것이다. "ESG 평가 잘 받는 방법을 알려드릴께요. 우리에게 돈만 내세요. 그러면 ESG 평가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 ... 제발, 정신 차리시라!! ESG 경영은 그런 것이 아니다. 

 

이 블로그를 오래동안 보고 있는 한 친구는 지속가능경영 대신 ESG 란 말을 쓴다고 언짢아 했다. 왜? ESG 경영이란 말 보다는 지속가능경영이라고 하는 것이 훨씬 더 적절하기 때문이다. 실제, 글로벌에서 ESG 투자평가를 가장 크게 하는 MSCI도 ESG란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란 말을 쓴다. EU도 마찬가지다. 얼마전에 비재무적가치 공개법안의 개정계획을 발표하면서도 EU는 ESG란 표현을 쓰지 않았다. 지속가능성이란 말을 썼다.

 

ESG 경영은 한국지배구조원이나 글로벌 투자평가사의 평가에 좋은 등급을 얻기위해 하는 경영이 아니다. ESG 경영의 뿌리는 지속가능발전이다. 지속가능발전은 "미래의 가능성을 헤치지 않는 현재의 발전이다". 쉽게 얘기하면 당장의 유익을 위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는 것을 말한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은 지속가능발전에 방향을 맞춘 경영이다. 지속가능경영을 좁게 해석해서 '기업이 망하지 않고 지속해서 경영할 수 있는 경영 방법'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렇게 좁게 해석해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경영활동을 하는 사회(시장)와 환경을 망가뜨리는 일이 당장은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그 피해가 부메랑이 되어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회와 환경이 망가진 상황에서 어떤 기업도 살아남을 수 없다.

 

ESG는 투자기관/회사들이 장기투자(특히, 연기금과 채권)시 투자 안정성(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근거지표를 만들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을 (평가하기 쉽게) E, S, G 세 부분으로 나눈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ESG는 지속가능경영으로 부르는 것이 더 적합한 말이고, 기업은 ESG 평가에 목매기 보다 지속가능경영을 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더 올바른 방향이다. 

 

이 계획이 ESG 평가지표 어디에 해당할까요? 이 활동을 하면 우리회사의 ESG 평가등급이 올라갈까요? 라는 질문을 하는 기업들은 양아치, 사기꾼과 같은 언론사, 컨설팅사, NGO에 '날 잡아 잡수.. 내 등에 빨대를 꼽으시오' 하고 떠들고 다니는 것과 같다. 제발 그러지 마시라.

 

※ 사기꾼은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는 사람', 양아치는 '품행이 천박하고 못된짓을 일삼는 사람' 을 의미한다. 

 

 

레이 C 앤더슨 TED 강연 바로가기 ☞ 클릭

 

 

STEP 3 : 전환_Transform 

 

우리나라에선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파타고니아와 함께 환경경영의 선두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순환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상업용 카펫제조 회사인 '인터페이스' 의 창업자 레이 C 앤더슨은 그의 책 "인터페이스" 에서 전환의 순간을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지구상에서 사용하는 카펫의 40% 이상을 제조하고 있으며, 110개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겉으로는 성공적으로 보이는 것과 달리 인터페이스에도 문제가 있다. 내가 그것을 알아차리는 데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회사 설립 후 21년 동안 나는 우리가 법규를 잘 지키고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제때 충분히 공급받는 것을 생각할 때 말고는 지구에서 무엇을 약탈하고 있는지, 지구에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한번도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우리는 환경에 대한 인식의 거의 없었다. 1994년까지는 말이다. " (56p)

 

"그때 정말 우연히 누군가가 내게 책 한 권을 보내왔다. 폴 호켄의 <비즈니스 생태학>이었다. 나는 그 책을 읽었고 그 책은 내 인생을 뒤 바꿔놓았다. 그 책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주었다. 그것은 예수의 출현과 다름 없었다. 그 책을 채 반도 읽기 전에 내가 찾고 있던 비전, 회사 전체를 위한 비전을 갖게 되었고, 산업혁명의 잘못을 교정하기 위해 뭔가 빨리 해야 한다는 강력한 느낌을 갖게 되었다. 폴 호켄의 메시지는 내 가슴에 비수로 다가왔던 것이다." (58p)  

 

인터페이스의 레이 C 앤더스만 전환의 순간을 경험한 것은 아니다.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 또한 자신이 만든 강철 피톤이 암벽을 상하게 하는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본 순간, 그리고 자신의 회사에서 만든 옷에서 발암물질이 발견된 그 순간을 맞이했다. 

 

인터페이스의 레이 C 앤더슨, 파타고니아의 이본 쉬나드 외에도 수많은 경영 혁신가들이 전환의 순간을 맞이했고, 그들은 개선에 머무르지 않고 기업의 비즈니스를 전환하기위한 여행을 시작했다.

 

 

chosun.com

 

지속가능/ESG 경영의 2단계인 개선(Improving)과 3단계 전환(Transform)의 차이는 구멍난 양말을 계속 꿰매 신을 것인가? 아니면 새 양말을 살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과 같다.

 

오래된 디젤 트럭을 고쳐 타고 다니는 것, 즉, <개선>이 단기 비용을 아끼는 데에는 의미가 있겠지만, 지구 환경 전체를 생각하면 폐차하고 전기 트럭을 새로 사는 것, 즉, <전환>이 훨씬 더 나은 선택이다.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하는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지속가능/ESG 경영 목표>를 보면 거의 모든 기업이 <전환>을 목표하기 보다 <개선>을 말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페이퍼리스(paperless)>이다. 페이퍼리스는 말 그대로 '종이가 없다'는 뜻이며 비즈니스 가치사슬을 디지털로 <전환>하겠다는 시스템 전환을 의미한다. 그런데, 지속가능보고서에 보고된 페이퍼리스 실행 성과를 보면 연간 1~2% 줄이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앞으로 100년이 흘러도 여전히 종이를 사용하겠다는 말이다. 관련된 주요 활동을 보면 사내에서 일회용 종이컵 쓰지 않기, 전자결재 시스템 구축 등이 전부다. 이 정도는 페이퍼리스가 아니라 <종이 절약>으로 불러야 한다.

 

아마, 종이 값이 지금보다 100배 오르면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주 빠르고 자연스럽게 페이퍼리스로 진짜 <전환>할 것이다. 환경오염이나 사회문제를 일으키는 자원의 사용비용을 지금 보다 훨씬 더 높여야 한다. 단기간 물가 상승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볼때 그 선택이 우리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Mr 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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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 단계는 지속가능/ESG 경영을 기업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비즈니스 전환을 선언하는 단계이다. <전환>단계의 활동은 기업 최고 경영자의 <지속가능/ESG 경영 전환 선언> 을 시작으로, 기업의 비전/미션 변경, 비즈니스와 지속가능/ESG 경영의 목표, 전략, 실행체계를 통합하는 것이다. 

 

"아! 이거라면 우리회사도 <전환>단계내요." 라고 기뻐할 기업들이 많을 것이다. 최근 ESG 경영이 핫해지면서 너나 없이 ESG 경영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있으니 말이다. 나는 최근 몇 달 사이에 이루어진 우리나라 기업들의 '성급한' ESG 경영선언은 90% 이상이 워싱, 메이크 업이라 생각한다.... 99.9%인가?

 

실제, 그런 선언을 한 기업들의 ESG 담당자들을 만나보면 알멩이는 하나도 없다. 남들이 한다고 하니까 그냥 한 것이고, 그림 잘 만들어 주는 유명한 컨설팅 회사를 불러다가 몇 억씩 주고 ESG 비전과 전략체계만 만들었을 뿐이다. 전형적인 메이크 업이다. 화장(변장)기술로 원래 얼굴을 감추었을 뿐이다.

 

 

Unilever

 

USLP

    

2009년 유니레버의 회장으로 선임된 폴 폴먼(Paul Polman)은 취임하자마자 취임사에서 바로 <전환> 선언을 했다. 그는 유니레버의 경영목표를 단기 수익이 아닌 지속가능경영에 초점을 맞춘 장기 안정성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자본주의 대전환/리베카 핸더슨>에는 폴 폴먼의 이런 인터뷰가 실려있다.

 

"취임한 날 바로 자르지 않을 것 같아서 그런 선언을 했죠. 아마, 그 이후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

 

당시, 대부분의 언론과 경영 전문가들은 폴 폴먼의 <전환>선언을 그저 빛 좋은 개살구, 새로 취임한 글로벌 기업 CEO의 장밋 빛 환상 정도로 폄하했다. 그러나, 폴 폴먼은 그 다음해인 2010년에 <USLP>를 발표했고 그의 취임사를 실제 실천에 옮겼다. USLP는 유니레버의 비즈니스 전략/목표와 지속가능경영 전략/목표를 하나로 완전히 통합한 비전체계이다.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단지 CEO의 선언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 다음 단계로 유니레버와 같이, 파타고니아와 같이, 인터페이스와 같이...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목표와 지속가능(ESG)경영의 전략/목표를 하나로 통합해야 한다.

 

어떤 기업이 지속가능/ESG 경영에서 <개선>단계인가, 아니면 <전환>단계인가를 파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그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목표와 지속가능(ESG)경영 전략/목표가 하나로 통합되어 있는가, 아니면 따로 존재하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Balanced CSR 유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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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주에 <내재화>와 <혁신>단계 설명을 이어가겠습니다. 블로그 찾아주셔서 늘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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