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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anced CSR & ESG

ESG 공시는 단지 시작일 뿐, 완성은 다른 얘기다.

by Mr Yoo 2026. 7. 7.

ESG 공시는 단지 시작일 뿐, 완성은 다른 얘기다.

 

[별첨] 지속가능성 공시 제도화 방안_관계부처합동_26070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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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공시제도화 방안>이 발표되었다.

 

2021년 1월 14일 <기업공시제도종합개선방안 & ESG 정보공개 가이던스>가 발표된 후 5년 6개월이 지난 2026년 7월 8일 금융위원회가 <지속가능성공시제도화 방안>을 발표했다. 2028년부터 연결자산 10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부터 사업보고서에 기후관련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해야한다. 2029년에는 5조원, 2030년 이후에는 2조원 이상으로 확대를 검토한다. Scope 3 온실가스 배출량 보고는 2031년부터 순차적으로 적용한다. 제3자 검증은 2030년부터 시행된다. 

 

'ESG' 공시제도가 아니라 '지속가능성' 공시제도라고 이름을 붙인 것, 올 2월에 발표한 '안(案)' 보다는 적용 대상과 방법이 강화된 점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Scope 3 공개가 2031년 이후로 넘어간 것은 글로벌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안타까운 부분이다.      

 

 

지속가능성공시제도를 보는 양쪽의 관점

 

이번 발표 며칠 전부터 방안 내용이 조금씩 흘러나왔다. 보수 경제지는 성급한 제도 도입이며, 기업들이 공시 부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기사를 냈다. 한결 같은 기업 편들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다른 한쪽으로는 <ESG 공시 필수 시대, 기업 생존을 위한 ESG 공시전략!!> 이라는 고비용 세미나 개최를 알렸다. 이들에게 ESG, 지속가능경영이란 단지 돈 벌이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돈이 아니라 환경과 사획공동체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바람직한 자본주의를 만들어가기 위한 올바른 방향 제시와 심도 깊은 분석 기사를 내는 수준 높은 경제지가 우리나라에 하나 쯤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제발!! 

 

반면, 환경·시민 단체의 반응은 싸늘하다. 최근에 대통령이 삼성과 SK의 총수와 손을 맞잡고 발표한 3대 메가 프로젝트가 환경적 측면에서 많은 문제 발생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발표의 실효성에 대해 기대감이 높을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 단체의 P팀장은 메신저로 이번 발표에 대한 짧은 평을 보내왔다.

 

"사업보고서에 텍스트로만 존재하는 기후위기 대응이 과연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나는 이렇게 답했다. "이제 시작이죠. 규제는 시작을 알리는 신호일 뿐, 너무 늦기는 했지만요."         

 

 

법과 규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출발점이다.

 

"기후 위기는 인류에게 닥친 실존하는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생물다양성이 사라지는 지구에는 인류도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우리 정부는 기후 위기 대응과 적응,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이 일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길입니다." 이 말은 2026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때 대통령 앞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이 진심이라면 이번에 발표한 <지속가능성공시제도 방안>은 진심을 제대로 담지 못했다. 기후위기와 관련 된 정보공개를 사업보고서에 의무화하는 것 만으로는 인류에게 닥친 실존하는 가장 시급한 기후 위기 문제에 대응할 수 없다. 정보공개 의무화가 시작일 순 있어도, 단지 정보공개 만으로 온실가스를 실제로 감축하고 기후 위기로 이미 현실화된 자연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정보공개 의무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이 실제 지속가능경영을 할 수 있도록 법과 규제가 뒷받침 되어야만 한다. 

 

법과 규제는 가장 낮은 수준의 출발점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돈 벌이를 위해 지구 환경과 사회 공동체의 안녕이 안중에도 없는 돈 벌레들은 법과 규제 때문에 내 몫의 돈을 줄어들게 되니 악다구니를 쓰겠지만, 진짜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길 바란다면 훨씬 높은 수준의 강제가 있어야 한다.          

 

 

규칙으로 경기를 시작할 수 있어도, 이길 수는 없다.

 

기업 현장에서 만난 99%의 ESG 책임자, 실무자들은 우리나라 기업이 지속가능경영, ESG를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규제와 평가, EU 고객의 요구" 때문이라고 답했다. 즉, 자발적 동인으로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 규제와 요구 때문에 억지로 마지못해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정말 이상한 것은 이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하나 같이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겠다. ESG를 "혁신"의 핵심도구로 사용하겠다.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차별화"전략으로 삼겠다와 같은 문구가 수 년째 똑같이 박혀있다.

 

"선도(先導)"는 앞장선다는 말이다. 가장 낮은 수준의 법과 규제도 앞장서서 지킬 마음이 없으면서 어떻게 선도하겠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혁신(革新)"은 혁명적일 정도의 수준으로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말이다. ESG를 혁신의 도구로 사용한다면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과 가치사슬 전체를 이익 우선이 아니라 지속가능성 우선으로 바꿔야 한다. 그런데 그런 변화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을 기업의 차별화 전략으로 삼으려면,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기업 운영에 지속가능성의 특징이 매우 강하게 들어나야하고 그것이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되어야 한다.   

 

과연 그런가?

 

ESG 규제를 따르는 정도는 야구 규칙을 알고 야구장에 들어서는 것과 같다. 규칙을 따른다고 해서 야구를 잘하고 경기에서 이기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ESG 규제를 만들고 있는가?

 

이번 방안을 제시한 금융위원회와 당정협의를 진행한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지속가능성 공시는 기업이 기후를 비롯한 지속가능성 관련 리스크와 기회를 식별·분석하고 의사결정과 리스크관리 체계를 새롭게 구성하는 경영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IFRS ISSB의 서문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

 

즉, 이번에 발표된 방안은 인류에게 닥친 지속가능성 문제를 개선하거나 해결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안에서 기업이 리스크 대응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게하는 것이 목적인 것이다. 그렇다. 겨우 이 정도 수준의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기후위기를 비롯해 지금의 지속가능성 문제를 일으킨 주요 장본인 중에 하나는 바로 기업이다. 문제를 일으킨 기업에게 그 문제를 해결하라는 정당한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후위기 때문에 겪을 위기에 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 이번 방안의 수준인 것이다. 이 수준으로는 결코 문제 해결을 기대할 수 없다. 불가능하다.

 

나는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희망한다. 나중 일은 모르겠고 바로 눈 앞에 이익만 쫓는 사람들 눈에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이해가 안되겠지만, 나는 내 아들을 비롯해 우리의 다음 세대 친구들이 최소한 우리가 경험하고 누린 자연환경과 사회공동체의 유익을 누리면서 행복하게 잘 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ESG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면, 기업의 리스크 대응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그런 규제가 만들어 졌으면 좋겠다. 이게 너무 큰 바람인가?             

 

이번에 발표된 방안이 내리막 길을 내달리는 커다란 트럭(기업)의 핸들과 브레이크가 되었으면 하는 최소한의 바람이 있다. 핸들과 브레이크가 없이 내리막 길을 내달린다면 주변에 많은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트럭 그 자체도 결국 파괴될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방안이 지속가능성이라는 목적지를 바로 향하게 하는 표지판이 되었으면 좋겠다. 돈이 우선이 아닌 환경(E)과 사회(S) 공동체 그리고 우리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우선으로 의사결정(G)을 하는 진정한 ESG, 지속가능경영이 실행되는 시작점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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